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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주주 반발에…제넥신 1,200억 CB발행 철회

한독 등 기존주주 지분희석 우려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부담으로

유동비율 51.3%까지 떨어져 비상

코로나 백신 임상3상 차질 불가피





제넥신(095700)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자금에 사용하려고 했던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을 철회했다. 적자 지속으로 재무 지표가 악화했을뿐더러 CB의 전환가액을 상향 조정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넥신은 최근 1,200억 원 규모의 CB 발행을 일단 접었다. 대규모 신주 발행 계획이 미리 흘러나가면서 지분 희석을 우려한 한독 등 기존 주주와 주가 하락을 우려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제넥신이 이번에 조달하려고 계획한 1,200억 원은 지난해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CB 잔액(350억 원)보다 약 세 배가 많다. 주주 설득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제넥신은 당초 1,200억 원의 자금을 수혈해 코로나19 백신(GX-19N)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지속적인 수익원이 없는 데다 이번 CB 발행까지 막히면서 제넥신의 임상 3상 계획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CB 전환가액을 상향 조정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예정돼 있는 점도 부담이었다. 주가가 하락하면 전환가액을 내려 잡는 리픽싱은 가능하지만 반대로 주가가 상승할 때 전환가액의 70~100% 내에서 상향 조정하도록 하는 개선안이 골자다. 우량한 기업들에는 발행 후 지분 희석이 덜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제넥신처럼 매출이 없는 저신용 기업들의 경우 차익 실현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에서 투자자 모집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보유하고 있는 투자사 지분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높은 금리로 메자닌 채권을 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넥신의 한 관계자는 “향후 CB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 외부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임상 3상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내부 경영 회의서 다양한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제넥신은 지난 1999년 성영철 포스텍(포항공대) 교수가 주축이 돼 창업한 회사다. 항체융합단백질 치료제와 차세대 유전자 치료 백신 및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7회에 걸쳐 총 1,140억 원에 달하는 CB를 발행했지만 신약 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매년 적자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말 기존 발행한 CB의 콜옵션과 툴젠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200억 원 규모의 CB를 추가로 발행하는 한편 저축성 보험 등 단기 금융 상품(220억 원)과 보유 현금을 대부분 소진했다. 2020년 기준 제넥신의 유동비율은 51.3%다. 재무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로 기업의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재무 건전성 지표 중 하나다. 올해 1분기에는 면역 항암제 후보 물질 ‘GX-I7’을 인도네시아에 기술 수출하면서 계약금 약 300억 원을 받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본격적인 임상까지 시간이 남았다는 점에서 일회성 수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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