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삼성 계열사들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전량(24.1%)을 사들인다. 지난 2015년 삼성이 한화에 방산·화학 계열사들을 넘긴 ‘빅딜’이 6년여 만에 최종 마무리되는 셈이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은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삼성물산(028260)(20.05%)과 삼성SDI(006400)(4.05%)가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전량 24.1%를 1조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은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각각 39.2%와 36.1%씩 보유하고 있다. 이번 거래로 한화에너지의 한화종합화학 지분율은 51.7%로 올라가고, 한화솔루션의 지분율도 47.6%도 상승한다. 지분 매입에는 한화에너지가 5,270억 원을, 한화솔루션이 4,730억 원을 투입하게 된다. 올해 1차 대금을 납입하고 내년부터 2·3차에 나눠 대금을 지불 할 예정이다.
이번에 거래되는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는 지난 2015년 양사 간 ‘빅딜’ 당시 남겨뒀던 지분이다. 삼성은 한화종합화학(당시 삼성종합화학)을 매각할 당시 한화 측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분 24.1%를 삼성물산과 삼성SDI에 남겨둔 바 있다. 한화 측은 대신 2022년 4월까지 한화종합화학을 상장해 삼성이 잔여 지분을 구주 매출로 처분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은 해당 기간까지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정 금액에 지분을 팔 수 있는 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화종합화학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는 등 기업공개(IPO) 작업을 추진해 왔다.
삼성과 한화의 이번 지분 거래로 한화종합화학 상장 추진 작업은 잠정 중단됐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상장이 갑자기 철회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기업 성장과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재추진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추진과 병행해 삼성이 보유한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해 왔고, 상장 대신 직접 매입으로 최종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한화종합화학이 최근 수소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당장 상장보다는 사업 성장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 회사에서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작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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