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시골농부로 불리며 비상장 투자 귀재로 알려진 장덕수 회장이 DS투자증권을 인수한다. 펀드매니저로 출발해 벤처투자에 성공해 수천 억 원의 자산가가 됐고 자산운용사와 벤처캐피탈(VC)에 이어 사모펀드를 설립해 증권사 마저 인수하며 금융그룹의 구색을 갖추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장 회장이 설립한 사모펀드(PEF) DS프라이빗에쿼티(PE)는 최근 DS투자증권 경영권 인수를 위해 대주주인 DS네트웍스 측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DS투자증권 지분 98%이며 매각가는 약 1,200억 원이다. DSPE는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 승인 요건에 맞추기 위해 대주주 주체를 사모펀드에서 일반 법인을 세워 넘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DS PE와 DS네트웍스는 DS로 이름이 같지만 지분 관계가 없는 별개 회사다. DS투자증권은 2008년 전 손복조 회장이 설립한 토러스투자증권으로 2019년 부동산 시행사 DS네트웍스가 부동산에 특화한 증권사로 키우기 위해 인수했었다. DS투자증권은 3월 말 기준 자산총계 '1조 747억 원으로 38개 시중 증권사 가운데 28위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606억 원 영업이익 118억 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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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수 회장은 언론에는 잘 나타나지 않아 ‘은둔의 투자 고수’로 불리지만 투자를 위한 설명회나 관련 컨퍼런스에는 자주 나타나는 인물이다.
장 회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85학번으로 졸업 후 산업은행 자회사였던 산업증권에 입사했다. 채권 강자였던 산업증권은 외환위기로 구조조정 됐지만 그는 2000년대 초반 벤처 열풍 속에서 미래에셋벤처투자·미래에셋자산운용·스틱투자자문(현 스틱벤처스)를 거치며 비상장 벤처투자에 눈을 떴다. 2000년대 후반 그는 인터파크·컴투스 투자로 3,000억 원 이상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투자 업계에 퍼져나갔다. 2008년에는 DS투자자문을 설립했고 바이오와 기술기업(ICT)위주로 투자를 이어갔다. 회사가 아닌 개인 자금을 투자한 경우도 많아 업계 이목을 집중 시켰다.
2014년에는 드물게 쿠팡 등 한국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미국계 VC인 알토스벤처스에 출자했다. 같은 시점 DS벤처스를 설립해 직접 벤처기업을 찾아 투자를 검토했다. 그렇게 해서 발굴한 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한 마켓컬리·직방·하이퍼커넥트 등이다.
그는 2016년 DS투자자문에서 DS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꾸고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사로 영역을 넓혔다. 2020년 말 기준 매출액(영업수익)은 569억 원으로 1년만에 2배 성장했다. 여기에는 자기자본투자에서 286억 원을 벌어 들이면서 펀드 수수료 수익 266억 원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 올해 3월말 기준 운용자산은 1조 7,6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38억 원 급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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