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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플레 키우는 유가 폭등세…긴축 안전벨트 조일 때다


고공 행진하는 국제 유가가 글로벌 긴축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6.98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차익 매물이 나오며 73.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경기 회복세로 석유 수요가 급증하던 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증산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오름 폭이 가팔라지고 있다. 기름 값이 일시적으로 숨 고르기를 할 수 있지만 여름철 수요 급증과 맞물려 상승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014년 이후 처음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유가 급등이 물류 대란, 각종 원자재 값 상승을 동반해 여러 나라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예상보다 일찍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긴축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할 경우 경기가 완벽하게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

글로벌 경제가 기로에 서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선제적이고 정밀한 긴축 대책 없이 당국자들의 유체 이탈식 화법만 이어지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글로벌 금융 기조의 변화가 빨라지는 신호가 도처에서 감지되고 있다”며 “민간의 자체적 테이퍼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금리 상승으로 가장 문제가 될 가계 부채와 기업 부실을 조율할 금융 감독 당국 수장은 두 달째 공석이다. 여권은 국채 상환 시늉만 한 채 나라 곳간을 풀 궁리를 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늦기 전에 긴축 쓰나미에 대비한 안전벨트를 바짝 조여야 한다. 통화·재정을 아우르는 정책 조합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수많은 경제 위기가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에 골몰하다가 발생했음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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