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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홍기 PKF서현회계법인 대표 “'원펌 체제' 앞세워 ‘빅5 ’로 올라서겠다”

조직·대형·전문화 힘입어 외형 성장

출범 3년차 매출액 2배 이상 늘어나

전문본부 운영, 회계사 적극 채용으로

빅 4 회계법인의 대안으로 포지셔닝





“저희 목표는 기업들에게 회계·컨설팅·세무 분야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조직·대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원 펌(One Firm) 체제를 갖췄던 이유입니다.”

배홍기(사진) PKF서현회계법인 대표는 1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조직·전문·대형화를 통해 2024년까지 회계업계 ‘빅5’로 진입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배 대표는 지난 5월 서현회계법인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서현회계법인은 지난 2018년 서일·이현회계법인이 분할·통합해 출범했다. 2018사업연도 당시 143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20사업연도 302억 원으로 급증하며 출범 후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회계감사 매출은 78억 원에서 167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2018사업연도에만 해도 14억 원에 머무르던 경영자문 매출액도 지난해 56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새 4배 늘었다.

‘빅 4의 대안’으로 포지셔닝한 영향이 컸다. 지난 2018년 말 도입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기회였다. 특히 특정 그룹사를 감사하는 대형 회계법인이 기존보다 늘어나면서 대기업 계열사 입장에서 비감사 서비스를 의뢰할 수 있는 회계법인의 선택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겨냥했다. 감사인은 독립성 이슈로 인해 피감사인의 비감사 업무를 맡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서현회계법인이 포스코·한화·CJ 등의 가치평가 일감을 따오는 등 ‘트랙 레코드’를 쌓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배 대표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인해 회계 서비스 선택지가 좁아졌다는 대기업의 애로가 많았다”며 “그러던 차에 서현회계법인이 빅 4와 거의 대등한 품질의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며 등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현회계법인은 빅 4 회계법인처럼 ‘원 펌’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회사가 전체 본부에 통솔권·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이는 고객사에게 전문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려면 원 펌 체제가 합리적이라는 철학에 따른 것이다. 산하에 감사·컨설팅·세무본부 등 직능별 본부 체제를 갖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중견·중소 회계법인들이 주로 채택하는 ‘독립채산제’와 대조적이다. 독립채산제에선 각 본부가 경영·컨설팅 등 직무를 막론하고 일감을 따온다. 배 대표는 “독립채산제에선 회사가 아닌 개인이 책임을 진다”며 “전사적으로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우며 업무 품질·신뢰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배 대표는 원 펌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대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신입·경력 회계사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다. 2019년 초 70여 명 수준이었던 서현회계법인 등록 공인회계사 수는 올해 7월 말 기준 120여 명까지 늘어났다. 배 대표는 “지난해 신입 공인회계사 채용에선 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많은 신규 합격자들이 서현회계법인을 빅 4 회계법인의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올해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 중엔 30명 안팎을 채용하고 지난해 합격자도 10명 내외로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 4 회계법인 출신 임원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실제로 감사부문 대표, 품질관리실장 등 주요 임원 중엔 빅 4 회계법인 출신이 많다. 배 대표도 삼정KPMG에서 감사본부장과 컨설팅부문장을 역임한 후 지난해 서현회계법인에 합류했다. 최근엔 SK E&S 본부장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등 에너지 컨설팅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서현회계법인은 실적 성장과 대형화를 통해 회계감사 고객을 추가로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에 따라 소속 공인회계사와 감사 부문 매출액이 늘어날수록 보다 자산 규모가 큰 기업의 감사인으로 지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2021년엔 감사인 지정제상 나군 진입이 거의 확실해 앞으로는 자산 규모 5조 원 까지의 상장사를 배정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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