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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주택시장의 피크아웃

김경록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대표)





주택 가격은 단기적으로 공급과 세제 등 정책적 요인이 영향을 많이 준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금리·소득·인구(가구)와 같은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주택 가격이 줄곧 올랐다. 앞으로 20년 동안 주택 가격 변화를 알려면 과거 주택 가격을 올렸던 요인들이 어떻게 변할지를 보면 된다.

금리는 주택 가격에 영향을 주는 강력한 변수다. 주택 가격은 임대 수입 흐름을 금리로 할인하는 방식으로 계산되므로 금리가 제로에 가까워지면 주택 가격은 크게 오른다. 주택은 차입해서 투자하므로 금리가 낮아지면 금융 비용이 줄어든다. 주택 가격이 오르는 한편 차입 비용까지 싸지면 주택 수요가 증가하기 마련이다.

지난 20년간 국채 금리는 8%에서 1%로 무려 7%포인트나 떨어졌다. 문제는 제로 금리인 지금으로서는 앞으로 20년간 금리가 더 떨어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오를 가능성도 농후하다. 따라서 과거처럼 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주택 수요를 부추기는 모멘텀은 사라진다. 오히려 마이너스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1인당 소득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과거 20년 동안 거침없이 성장해 1만 달러에서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소득이 증가하면 좋은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마련이다. 제조업을 통해 소득이 많이 늘었지만 이를 쓸 만한 서비스 산업이 발달하지 못하다 보니 주택으로 몰리게 된 측면도 있다.

다음 문제는 앞으로 20년 동안 과거 20년처럼 소득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들을 보면 소득이 3만 5,000~4만 5,000달러를 왔다갔다한다. 이탈리아는 뒷걸음질을 쳤고, 일본은 30년 동안 제자리걸음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1인당 소득도 계속 증가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주택에 대한 소득 증가 효과도 과거와 같은 추동력을 갖긴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구다. 인구 중에서 주택을 역동적으로 구매하는 계층을 봐야 한다. 과거 20년 동안 25~64세 인구는 1,000만 명 증가했다. 가구 수도 570만 가구 증가했다. 엄청난 증가다. 이런 정도의 인구와 가구 변화는 주택 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반면 앞으로 20년은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게 전개된다. 25~64세 인구는 1,000만 명 감소한다. 가구가 210만 증가하지만 60대 이상 고령 가구만 급증한다. 한마디로 가구가 늙어가면서 주택 시장의 역동성이 뚝 떨어진다.

지난 20년간 금리·소득·인구의 모멘텀이 주택 가격을 계속 올렸다. 앞으로의 주택 가격은 이들 세 변수의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그렇게 보면 주택 가격을 올렸던 기본 화력은 이제 ‘피크 아웃(peak out)’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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