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가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에너지솔루션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미국 에너지 기업 인수를 통해 에너지솔루션 분야의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SK E&S는 미국의 그리드솔루션 기업인 ‘키캡처에너지’의 지분 약 95%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9일 밝혔다. 키캡처에너지는 지난 2016년부터 미국 내 그리드솔루션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현재 약 3GW의 ESS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미국 그리드솔루션 선도 기업이다. 뉴욕과 텍사스주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향후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미국 북동부와 중부 지역 및 캘리포니아 등으로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그리드솔루션은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전력 공급의 변동성과 전력망의 불안정성을 보완하는 에너지 분야의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풍력과 태양광은 날씨와 시간에 따라 전력 공급이 들쭉날쭉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고 전력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전기저장시설인 ESS를 인공지능(AI)에 접목하는 기술이 활용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ESS 기반 그리드솔루션 산업은 2021년 약 6GW 규모에서 연평균 60% 이상의 급격한 성장을 통해 2030년에는 76GW 규모로 1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 E&S는 대규모 전력 거래 경험과 SK그룹의 배터리 및 소프트웨어 역량을 접목해 키캡처에너지를 그리드솔루션 분야의 미국 내 1위 기업이자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향후 2~3년 동안 이 회사의 경영권 인수와 신규 프로젝트 추진 등에 약 6억 달러(약 7,027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SK E&S는 이 같은 신사업 진출을 통해 현재 7조 원 규모의 자사 기업가치를 2023년 15조 원, 2025년 35조 원까지 높일 방침이다.
유정준 SK E&S 부회장은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실현이 시급한 과제인데 에너지 생산 부문에서만 이를 해결하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키캡처에너지의 에너지솔루션 서비스를 통해 잉여 전기를 활용하는 등 전기 공급의 효율성을 높인다면 온실가스 감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