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관련 업계의 인공지능(AI) 개발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스타트업은 우수 인력을 채용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지난달 벤처·스타트업의 이 같은 '개발자 인력난' 해소를 목표로 '글로벌창업사관학교 부설 이어드림 스쿨'을 개소했다. 인공지능(AI) 개발자로 성장하길 원하는 만 29세 이하 청년 구직자를 양성해 혁신 기업으로의 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중진공은 서류 지원자 전원에 대해 1차 적성 검사와 2차 심층 면접을 진행해 입교생 100명을 선발한다. 올해 경쟁률은 4.58대 1을 기록했다. 입교생들은 약 8개월간 주 5일·하루 8시간씩 강도 높은 교육을 거쳐 AI 전공 학과의 4년 과정을 속성 이수한다.
서울경제가 최근 인터뷰한 이어드림 스쿨 1기 입교생 이동현(사진·왼쪽)과 이효주(사진·오른쪽) 씨는 “기초부터 하나하나 배워 나갈 수 있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이어드림 스쿨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어드림 스쿨은 입교생들이 AI 관련 4대 분야(엔터·금융·유통·바이오)의 대학 4년 과정을 1년간 문제 없이 이수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1) 인공지능 초급 (2) 데이터엔지니어링 (3) 백엔드 개발 및 실전 인공지능 교육 (4) ‘캐글(Kaggle)’ 기반 맞춤형 실전 프로젝트의 네 단계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이동현 씨는 “비전공자도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는 기초 이론 과정과 상시 질의 응답이 가능한 학습 튜터 제도, 수준별 보강 수업 덕분에 수업 과정을 충실히 소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효주 씨는 “실습 문제 풀이와 주간 테스트를 통해 이전에 간과하고 넘어갔던 부분을 다시 한 번 짚어볼 수 있어 좋았다”며 “특히 카이스트 교수님과 현직 인공지능 개발자 특강을 바탕으로 이론뿐 아니라 인공지능 분야에 대해 가진 여러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드림 스쿨의 또 다른 특징은 비전공자도 교육 기간을 거쳐 우수 IT 인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우수 입교생 이동현 씨는 번역 회사에 근무했고 행정학과 전공자인 이효주 씨는 법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경험이 있다. 이동현 씨는 “번역가로 일하던 와중 인공지능이 해외에서 수년간 살다 온 사람보다 정확히 외국어를 번역할 수 있다는 사실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며 “인공지능에 대한 호기심이 개발자의 꿈으로 이어져 방법을 찾던 중 중진공의 이어드림 스쿨 모집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효주 씨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혁신 기술인 인공지능 교육에 대해 알아보던 중 비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했다고 생각해 이어드림 스쿨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드림 스쿨의 우수 입교생들은 개발자로서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이동현 씨는 금융 데이터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핀테크 분야의 개발자, 이효주 씨는 자연어 분석을 통해 글에 포함된 정보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 모두 밝은 미소를 띄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먼저 이어드림 스쿨 과정을 성실히 이수해야겠다”는 다짐을 덧붙였다.
입교생들은 교육 과정을 마친 뒤 우수 벤처·스타트업으로의 취업 연계 지원을 받는다. 중진공은 구인 중인 기업과 구직을 희망하는 입교생 간의 ‘인력 풀’을 구축해 신속한 채용을 촉진하는 한편, 입교생들의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상시 데모데이와 취업 매칭데이를 주선할 계획이다. 입사 후에도 변동 사항과 기업·직원 간 만족도를 꾸준히 체크해 사후 관리에 힘쓸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