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자동차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그간 자동차 업종의 주가를 짓누른 것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였다. 반도체 수급난이 해결될 경우 자동차 기업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자동차 기업들이 속해 있는 운송 장비 업종은 전일 대비 4.33% 급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지난 8월 24일 2.27% 오른 후 최대 상승 폭이다. 특히 현대와 기아(000270) 모두에 자동차 부품을 납부하는 현대위아(011210)는 이날 하루에만 주가가 10.12% 급등했다. 이는 6월 24일 고점을 찍은 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현대차(005380)·기아·현대모비스(012330) 등도 각 3.61%, 6.83%, 4.20%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이날 하루에만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4조 7,651억 원 급증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이날 현대차·기아·현대위아·현대모비스를 1,031억 원, 278억 원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판매 매출 및 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해 3분기 실적 장세의 최대 피해자로 꼽힌다. 최근까지도 차량용 반도체 이슈가 올 4분기까지 장기화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 속에 국내 자동차 기업들의 목표 주가도 줄줄이 하향됐다. 이 같은 암울한 전망 속에 운송 장비 업종은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지수가 7.3% 하락하며 좋지 않은 흐름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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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올 4분기에 진정되고 내년부터 자동차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국내외 증권사들의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6일(현지 시간) 차량용 반도체 공급의 20~30%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효과로 생산 차질 문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전기차 시장의 확대와 글로벌 수요가 견조하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악재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자동차주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6개월 전 각 11.2배, 8.6배에서 8.0배, 6.0배로 낮아져 저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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