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난과 물류난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 9월 미국의 민간 부문(농업 제외)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가 19만 4,000개로 집계됐다. 이는 블룸버그 전망치인 45만 명은 물론 월가 이코노미스트 전망치인 50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연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예고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서는 물가가 치솟은 상황에서 기대보다 고용 상황이 좋지 않아 테이퍼링 시기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는 지난달 민간 부문 고용이 19만 4,000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8월의 23만 8,000개보다도 적은 것이며 월가 전망치(50만 명)의 39% 수준에 불과하다. 실업률은 4.8%로 예상치(5.1%)보다 좋았다
시장은 노동시장의 회복세가 생각보다 약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 결과 연준의 연내 테이퍼링 실시 결정도 더 복잡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뉴욕타임스(NYT)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사태가 고용에 영향을 주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하지만 한편으로 현재 경제 상황은 이번 9월 통계보다 나은 측면이 있어 연준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1,200억 달러(약 143조 원) 수준의 자산 매입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두고 의회와 공감대를 이뤄냈다”며 9월 민간 고용 부문에서 ‘적절한’ 수치가 나오면 테이퍼링을 시행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현재 인플레이션 우려는 심각하다. 에너지 가격 급등에 물류대란마저 겹쳐 물가 상승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준이 다음 달 2~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곧장 시행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9월 고용 상황이 나빠 통화 당국이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전망된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고용 수치가 혼란스럽다”며 “물가가 높은데 고용 여건은 지표상 개선 속도가 더뎌 분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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