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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섬은 우리에게로 와 꽃이 된다

엄기두 해양수산부 차관





맑은 날 한반도 상공에서 바라본 해안선은 한 폭의 풍경화처럼 아름답다. 그중 백미는 푸른 바다 위에 보석이 흩뿌려진 듯한 3,382개에 달하는 부속 도서일 것이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이 아름다운 섬들을 가치 있는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실’이 필요하다. 섬들을 보배로 만들어주는 실. 바로 섬과 섬을,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여객선이다.

연안 여객선 이용객은 일시적인 증감이 있으나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1,459만 명이 연안 여객선을 이용했는데 네 명 중 세 명이 방문객으로 여객선은 도서민은 물론 여가를 즐기려는 국민들에게도 대체 불가능한 교통수단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소규모 선사 중심으로 여객선이 운항되다 보니 경영 상황 등에 따라서 항로 및 항차(선박 운항 횟수) 변경이 빈번하고, 경영난으로 선사가 파산하는 경우도 있어 도서민들은 개별적으로 이동할 배를 빌리거나 다른 섬으로 이동해 육지로 건너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코로나19로 한적한 여행지를 찾아 섬을 방문하고 싶은 관광객들도 한정된 노선 때문에 섬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되돌리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여객선사에 운항을 맡기고 운항 손실이 발생할 경우 결손금을 보전해주는 ‘국가보조항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단절 우려가 있는 항로나 일일생활권 항로를 유지하기 위해 왕복 운항으로 발생하는 운항 결손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해 도서민의 기본적인 이동권을 보장하고, 섬 지역의 경제 활동을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0년 4월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연안 여객선과 여객 터미널 등이 대중교통으로 편입됐다. 법 개정을 계기로 해수부는 여객선이 운항하지 않는 유인 도서에도 여객선이 운항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해상 교통 인프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국민들이 부담 없는 비용으로 안전하고 쾌적하게 바다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객선이 대중교통수단으로 편입됨에 따라 이제는 공영제와 같은 바닷길의 공공성 강화에 대해서도 고민할 때다. 전라남도는 올해 9월부터 전남 도서 전역에 1,000원 여객선 제도를 도입했는데 지역 주민의 호응이 매우 뜨겁다고 한다. 관련 연구에서도 육지와의 접근성이 높은 도서 지역일수록 소멸 가능성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섬 지역 어촌 공동체의 인구 소멸을 막을 수 있는 첫걸음이 바로 지역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가 바닷길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때 연안과 도서 지역은 더 이상 멀리서 바라만 보는 공간이 아니라 가보고 싶고, 살고 싶은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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