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한 한국은행이 이번에는 동결을 선택했다. 기준금리가 0.75%로 여전히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불균형 위험이 계속 커지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지속과 금융시장 불안 등을 감안해 숨 고르기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은이 앞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됐다고 선언한 만큼 오는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방 회의는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임인 박기영 금통위원이 지난 6일 임명되면서 7인 체제로 진행됐다.
한은은 지난 8월 금통위에서 금융불균형 대응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됐다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고, 서영경 금통위원도 강연을 통해 “현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확인한 뒤 추가 인상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 영향으로 보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속해서 인상한 것은 2007년 7월과 8월 이후 14년 동안 한 차례도 없었다.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한 만큼 오는 11월 금통위에서 0.25%P를 추가 인상해 1.0%까지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몇 명일지 누가 낼지도 관심사다. 소수의견 여부는 오전 11시 20분부터 진행되는 이주열 한은 총재 간담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이 총재 간담회에서 추가 인상 일정을 가늠할 수 있는 발언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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