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지난 3분기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 리콜 충당금으로 총 4,800억 원을 반영함에 따라 영업이익은 5,4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LG전자는 주요 시장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퍼지는 상황에서도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면서 ‘글로벌 가전 1위 기업’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다. 또한 LG전자가 가전과 TV, 자동차 부품으로 구성한 3각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으로 커나가면서 연간 매출 60조 원의 벽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3분기 매출 18조 7,845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07억 원이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올해 1분기 실적인 17조 8,124억 원보다 1조 원 이상 더 벌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2분기(17조 1,139억 원)보다는 9.8% 증가했고 지난해 동기(15조 3,986억 원)에 비해 22.0%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는 전 세계 곳곳에서 보복 소비가 터져나오며 LG전자를 포함한 다수의 소비재 기업이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LG전자는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가는 이번 3분기에도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며 가전 분야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입증했다. 주력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생활 가전과 TV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시장점유율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특히 공간 인테리어 가전이라는 시장을 개척한 신가전 ‘오브제컬렉션’과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로 제작한 ‘올레드 TV’는 호실적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3분기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본부는 7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H&A사업본부는 올해 1~3분기 연속으로 분기 매출 6조 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난 3분기 57억 8,000만 달러(약 6조 7,000억 원)를 올린 경쟁사 월풀을 제치고 가전 매출 1위 기업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프리미엄 제품인 올레드TV가 유럽과 일본 등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HE사업본부 분기 매출이 4조 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는 올해 글로벌 시장이 크게 팽창하면서 그 수혜를 입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좋지 않았던 휴대폰 사업을 중단하고 프리미엄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이 전년 동기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올린 배경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인 자동차부품(VS) 사업본부가 반도체 수급 불안정이라는 외부 요인을 극복하고 연내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GM 3사는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화재 리콜과 관련해 최종 합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시적으로 보류했던 기업공개(IPO) 절차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리콜 관련 비용은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가 약 7,000억 원씩 총 1조 4,000억 원을 분담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에 리콜 충당금 910억 원을 반영했으며 3분기에 추가로 6,200억 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LG전자도 2분기에 충당금 2,346억 원을 반영한 데 이어 3분기에도 4,800억 원을 추가로 설정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