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현지 시간)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을 만나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영업 기밀을 요구한 것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옐런 장관과 양자 면담을 하고 한미 양국 간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이번 만남에서 미국 정부의 반도체 정보 제공 요청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전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자국의 공급망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에 재고와 주문·판매 등 주요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내부 정보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구축된 양국 간 글로벌 공급망 협력 채널 등을 통해 긴밀히 협력하자”고 밝혔다.
양측은 최근 합의된 글로벌 디지털세와 관련해 매출 귀속 기준 등 잔여 쟁점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반도체와 같은 중간 투입재에 대한 최종 매출액의 귀속 기준, 과세배분액의 이중 계상 방지를 위한 세이프 하버 등 추가 논의가 필요한 쟁점이 남았다”며 “향후 1년간 세부적으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측은 팬데믹 대응을 위해 새로운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를 마련하고 한국 내 이란 원화 자금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도 이어가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면담에 앞서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 참석했다. IMFC는 국제통화기금(IMF)에 정책방향·전략 등을 제시하는 자문기구다. 홍 부총리는 IMF가 각국 여건에 맞는 IMF 정책 권고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대비를 위한 저소득국 지원, 회원국의 그린·디지털 경제로의 구조 전환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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