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3일 국내 판매 가격을 또 인상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클래식 백'의 경우 하룻밤 새 가격이 100만 원 넘게 오르며 모두 1,000만 원을 넘어섰다. 올해만 네 번째 가격 인상이자 인상률도 역대 최고 수준이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명품의 베짱 영업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이날부로 핸드백 등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대표 핸드백인 '클래식 스몰'의 가격은 893만 원에서 1,052만 원으로 17.8% 인상됐다 '클래식 미디움'은 971만 원에서 1,124만 원, '클래식 라지'는 1,049만 원에서 1,210만 원으로 15%가량 각각 올랐다.
이번 인상으로 샤넬 클래식백 라인은 지갑 크기의 미니 사이즈를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가방이 1,000만 원을 넘게 됐다. 지난해 11월 '클래식 맥시' 가격이 1,000만 원을 돌파했고, 올해 7월 맥시보다 약간 작은 '클래식 라지'가 1,000만 원에 돌파하면서 '1,000만 원백' 대열에 합류한 바 있다.
앞서 지난 달부터 국내외 명품업계에 샤넬이 11월에 가격을 올린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최근 백화점 앞에는 개장 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서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인상 직전인 지난 2일에는 샤넬 매장이 있는 전국 주요 백화점 곳곳에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샤넬은 매년 두 차례 가량 3~5% 가량 가격을 올려왔지만, 올해 들어 인상 횟수가 네 번으로 늘었고 인상폭도 10%대를 웃돌며 커졌다. 앞서 지난 7월 인상 때도 클래식백 가격을 14%가량 올린 바 있다. 가격 인상과 상관없이 명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있는 데다, 오히려 가격이 오를수록 빨리 사고 보자는 심리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가격 효과는 명품을 향한 열광적 초과 수요가 있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명품 본사의 갑질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지만, 샤넬 측에서는 제작비와 원재료 변화 및 환율 조정 등 본사의 가격 정책에 기반한 것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을 올려도 없어서 못 사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오픈런이 더욱 과열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샤넬은 가격을 올려 희소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여 샤넬 품귀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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