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발언을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문재인 정권이 가지고 있는 기본 노선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진 전 교수는 2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이 후보의 박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원래 전통적으로는 저쪽(문재인 정부)은 분배정책이었고, 보수 쪽은 성장 담론이었다"며 "그런데 보수의 프레임을 끌고 왔다는 것은 소득 주도 성장론이라는 것 자체가 사실은 실패했다는 걸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또한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저쪽에서는 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투기 세력 등 수요를 억제하는 쪽으로 가는 게 전통적인 정책이었는데, 그것도 뒤집어서 '공급을 쏟아내겠다고 얘기했다'며 보수의 프레임으로 넘어간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용광로 선대위'를 표방하고 나선 민주당 선대위에 대해선 "형식은 좀 갖춘 것 같지만, 선대위를 어떻게 꾸리느냐 보다도 지지층이 문제"라며 "지지층의 결합이 과연 이루어졌느냐고 했을 때, 그 지지층과의 결합은 아직 좀 먼 것 같다.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진 전 교수는 "아직은 유권자들 사이에서의 용광로는 멀었다"고 짚은 뒤 "한 그릇에 담겨 있기도 힘든 물과 기름처럼 이렇게 떠 있는 상태고 사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끓은 기름 위에 떨어지는 물방울인 상태"라고도 했다.
더불어 진 전 교수는 "일단은 선대위를 꾸렸으니 앞으로 이낙연을 지지했던 분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특단의 조치들이 계속 있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이 후보는 같은 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 경기장 케이스포(KSPO)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 연설에서 박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 제조업 중심 산업화의 길을 열었다"며 "이재명 정부는 탈탄소 시대를 질주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에너지 고속도로'를 설치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같은 이 후보의 발언을 두고 야권에서는 즉각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차베스 같이 살아온 사람이 선거가 다가오니까 간판에 박정희 대통령을 걸어놓고 태연하게 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 후보와 함께하는 사자성어 시간이다. 오늘의 사자성어는 '양두구육'"이라고도 했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은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겉은 훌륭해 보이나 속은 그렇지 않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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