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중국 측과 계약한 요소 1만 8,700톤이 곧 국내로 반입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2~3개월간 요소수 수급의 급한 불은 껐지만 중국을 대체할 수입처는 아직 발굴하지 못한 만큼 내년 초까지 불안 요소는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부는 10일 “중국 측과 소통한 결과 우리 기업들의 기계약 물량 1만 8,700톤에 대한 수출 절차가 진행될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수출 검사가 신청된 물량은 7,100톤가량이며 검사가 완료된 분량은 비교적 소량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신속하게 검사에 협조해 해당 물량을 국내에 도입한다면 요소 수급난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소수의 요소 함량이 약 30%인 것을 감안하면 요소 1만 8,700톤은 요소수 5만 6,1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국내 자동차가 한 달간 사용하는 요소수가 2만 4,000∼2만 7,000톤인 만큼 앞으로 2∼3개월은 국내 기업들이 이미 계약한 물량으로 버틸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또 이날 호주산 요소수 2만 7,000ℓ를 긴급 수입하기 위해 군 수송기를 파견했다. 다음 주에는 베트남산 요소 5,600톤도 들여온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를 열고 현장 점검에서 추가로 확보한 요소수 530만 ℓ를 이달 12일부터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국에 2만 톤 정도가 선적 대기 중인데 협의가 잘 됐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발 수급 대란 속에서도 정부가 이를 확실하게 대체할 수입처는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올해 9월까지 수입한 원료·산업용 요소의 97.6%는 중국산이다. 대체 수입처로는 러시아·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 등이 거론된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정부가 미리 대처하지 못해 불편을 초래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지난주 초부터 장기적으로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것을 어찌할 것인가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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