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집권당인 민진당을 후원한 기업이 중국에서 보복성 벌금을 부과받았다. 대만을 향한 중국의 압박이 민간 기업으로도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중국 관영 신화 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시와 장쑤·장시·후베이·쓰촨성 등 5개 시와 성에서 대만 위안둥 그룹 계열 시멘트와 섬유회사에 벌금을 부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회사는 환경 보호, 토지 이용, 직원 건강, 생산 및 소방 안전, 세무, 제품 품질 등 일련의 위법행위가 적발됐다. 이와 관련 과징금 부과, 세금 추징 등의 조치가 내려졌고 건설 유휴 용지가 회수됐다.
대만중앙통신은 두 회사에게 부과된 벌금의 합계가 8,862만 위안(약 165억 원)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위안둥그룹이 대만 민진당의 최대 후원자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5,800만 대만달러(약 25억 원)를 민진당에 기부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위안둥그룹은 민진당뿐만 아니라 야당인 국민당 정치인에게도 정치자금을 후원했다.
중국 정부는 위안둥그룹에 벌금을 물린 뒤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기업과 후원자는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전날 위안둥그룹에 대한 조치를 두고 중국의 '대만 독립 세력' 저지 노력과의 연관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은 회피하면서도 "대만 독립 분자들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와 대만 해협의 안정을 심각히 해치며 중화민족의 근본이익을 훼손한다"고 말했다. 주 대변인은 “그들과 관련 기업, 자금 후원자는 반드시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 동포와 대만 기업의 본토 투자 및 발전 지원을 환영하며 법에 따라 대만 동포와 대만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계속 보호할 것이지만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고 양안 관계를 훼손하는 사람들이 본토에서 돈을 버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달 초 대만의 쑤전창 행정원장, 여우시쿤 입법원장, 우자오셰 외교부장을 '대만 독립' 강경파로 규정하고 이들에게 법적 조치를 취했다. 이들 3명과 가족의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 방문을 금지했으며 이들과 중국 내 기관 및 개인의 협력을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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