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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규 중앙대 총장 등 "QS 등 랭킹싸움 의미 없어…공유대학 모델로 혁신밸리 만들어야"

■'제1회 대학 기업가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

교육·연구·창업은 '동전의 양면'

MIT 등 대학타운 형성해 시너지

수십년간 벤처 만들고 지역 상생

韓대학들도 핵심 기술 유기적 결합

창업·인재양성 생태계 구축해야

글로벌 경쟁력 더욱 높일 수 있어

박상규 중앙대학교 총장이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고광본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의 사회로 박상규(왼쪽부터) 중앙대학교 총장과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추진단장이 기업가 정신에 관해 대담하고 있다.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와 박상규 중앙대학교 총장,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추진단장이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기업가 정신에 관해 대담하고 있다.


“(논문이나 평판 등에 치우친 영국의 대학 평가기관인) QS(와 THE 등) (대학 평가가) 어떻게 보면 사실 아무 의미 없는 랭킹 싸움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제는 대학이 개방형 혁신 차원에서 공유대학 모델로 가야 합니다. 중앙대는 특히 서울대와 함께 혁신 밸리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가고 싶습니다.”

박상규 중앙대 총장은 24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세계적인 대학의 흐름에 맞춰 대학 자체가 기업가 정신을 갖고 자원을 공유하고 벤처·스타트업을 키우고 지역과 상생하는 측면에서 혁신밸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유대학 모델은 교육부의 ‘디지털혁신공유대학’ 사업을 일컫는 것으로 대학 간 벽을 허물고 신기술과 교육프로그램을 나누자는 것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차세대 반도체, 바이오 헬스, 미래자동차, 지능형 로봇, 실감미디어,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서 각각의 주관 대학을 비롯해 수도권대와 지방대, 전문대까지 총 46곳이 참여한다. 주관 대학은 서울대, 고려대 등이며 올해부터 7년간 8개 분야 컨소시엄에 각각 연 100억원가량 지원된다. 이 중 중앙대는 반도체와 실감미디어 분야에 참여한다.

박 총장은 “대학은 많은데 학령 인구는 감소하고 해법이 뭘까 몇 년 전부터 논의를 해왔다”며 “과학기술원과 수도권, 지방대의 강점을 합쳐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과 창업 부분들을 함께 해야 글로벌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질적인 성과가 나야 되는데 QS 등의 랭킹에서 나오는 결과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 참석한 창업가와 예비창업가들이 열심히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그는 “총장 되기 전에 연구했던 분야가 바이오 제약 산업인데 이 분야처럼 대학도 개방형 혁신이 필요하다”며 “각 대학들의 장점을 엮으면 훨씬 상생효과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서울 관악구와 동작구에는 서울대, 중앙대, 숭실대가 몰려 있고 멀지 않은 곳에 가산디지털단지 등도 있어 ‘서남권 밸리’라는 혁신을 꾀할 여건을 만들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중앙대는 약대가 강해 인력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데 제약·바이오에서 기술창업한 서울대팀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내년에는 중대가 광명역에도 병원을 내는데 아직 의대와 병원이 없는 포스텍과 협업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포스텍은 2023년 의과학대학원 신입생을 받을 계획이나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의대(의전원)는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박희재 서울대 AI밸리추진단장은 “글로벌 선진 대학은 모두 밸리를 끼고 있다”며 “사실은 서울대·중앙대 등 3개 대학을 포함해서 서울시, 관악구 등과 얘기를 하는 큰 밑그림과 비슷하다. 이 곳에 아시아 최대의 혁신 스타트업 밸리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비밀 카드”라고 맞장구를 쳤다. 서울대 AI밸리는 학교 후문에서 낙성대에 이르는 지역과 정문에서 대학동과 연계하는 지역에 AI, 바이오 등 신산업 벤처기업 밸리를 구축하려는 계획이다. 오는 2027년까지 중기계획과 그 이후 장기계획을 포함해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게 된다.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와 박상규 중앙대학교 총장,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추진단장이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기업가 정신에 관해 대담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와 박상규 중앙대학교 총장,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이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기업가 정신에 관해 대담하고 있다.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 참석한 창업가와 예비창업가들이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대학 실험실 창업1호로 코스닥 상장 경험이 있는 박 단장은 “조지프 슘페터도 강조했지만 국가와 사회와 생존하고 유지되려면 기업가 정신이 핵심역량”이라며 “QS의 올해 대학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 대학이 굉장히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 실상 더 좋아질 수가 없고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박 단장은 이어 “해외 유수 대학 대부분이 밸리를 갖고 교육과 연구와 통합해 사회에 임팩트(좋은 영향력)을 준다”며 “이들은 끊임없이 벤처·스타트업을 만들어내며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왔으나 우리 대학은 열악한 상황”이라고 비교했다.

배웅규 중앙대 캠퍼스타운추진단장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캠퍼스타운 사업을 하고 있는데 3개 대학의 밸리 조성에 대한 구상이 있다. 이제 서남권 창업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다”며 “재학생이든 졸업생이든, 지역의 청년이든, 교수님이든 창업 지원을 한다”고 소개했다. 캠퍼스타운 대학에 선정되면 4년간 100억원을 지원 받는다.



한국판 MIT 미디어랩을 만들려고 하는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의 이찬규 소장은 “미국의 유명한 대학들은 다 대학 타운이 형성해 시너지 효과가 굉장히 난다”며 “관악·동작밸리를 묶어낸다면 산학 협력, 창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소장은 이어 “인문학에 AI를 접목하는 글로벌 융합연구를 하고 있는데 이제는 교육, 연구, 창업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실리콘밸리나 보스턴밸리 등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논문과 주입식 교육 중심의 대학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업가형 대학으로 제도, 문화, 생태계를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큰 효과를 보기도 힘들고 자칫 전시행정에 그칠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상규 총장은 “기존 평가 시스템이 교육과 연구에서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어 한 번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정부와 기업에서 연구개발(R&D) 수주를 많이 하면 논문과 상관없이 연봉, 테뉴어, 재임용에서 좋은 등급을 주는 산학트랙을 해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약대 교수가 바이오사를 창업해 성과를 내는데 이런 분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트랙도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산학협력단과 캠퍼스타운 사업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학생들에게도 재정·공간 지원을 통해 창업을 장려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지원한 창업팀(100여 개)에 캠퍼스타운 사업 관련 창업팀(40여팀)이 있으나 캠퍼스가 좁다며 컨테이너를 활용한 창업 공간 확보 계획도 내비쳤다.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와 신현국 지오엘리먼트 회장, 박한수 광주과기원 교수 겸 지눔앤컴퍼니 대표, 이찬규 중앙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장이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온·오프라인 참석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있다. /오승현 기자


그는 “두산이 대학 경영에 참여한 2008년 이후 혁신을 위해 교수 업적 평가나 영리 중심 대학으로의 방향성, 산학협력의 토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했고 연구 중심 대학으로 가기 위해 인프라와 이공계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뤄졌다”며 “이제 어느 정도 기본 여건을 갖춰져 기술이전과 창업에 대한 성과가 좀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2~3년 전부터 창업 등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며 학교의 문화와 생태계를 바꿔 나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다빈치형 인재 양성이라는 교육혁신과 영향력 있는 질적 연구 강화도 강조했다. 박 총장은 “재학 중 창업 수업에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는데 창업 실습 여건을 제공하면 졸업 이후에도 창업 DNA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원을 학과가 아닌 단과대에 배정해 칸막이를 낮추거나 다양한 융합전공을 제공하고 있다. 미래 융합원에서 아이디어를 모아 묶어주는 일을 하면서 (대학원생 육성사업인) BK21에서도 효과를 봤다”고 했다..

왼쪽 두번재부터) 김탁훈 중앙대 교수(탁툰엔터프라이즈 대표), 이찬규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장, 고광본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 신현국 지오엘리먼트 회장, 박상규 중앙대학교 총장, 홍창권 중앙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추진단장, 고중혁 중앙대 산학협력단장, (한 명 건너뛰고) 박한수 광주과기원(GIST) 교수 겸 지놈앤컴퍼니 대표 등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의 주요 참석자들이 활짝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홍창권 중앙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미국 등과 달리 아직 우리 대학 병원은 진료 수입이 거의 대부분이라 차병원처럼 기술 사업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미국 의대로 연구년을 갔을 때 보니 이미 30여년 전에도 그쪽 학생들은 아이디어를 내 제약사에서 시약 등을 지원받아 스스로 실험하는 것을 봤다. 우리 학생들도 이런 훈련을 하면 기업을 하거나 병원을 운영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의대의 경우 10여개 병원의 로열티 수입이 임상 수입과 맞먹는데 우리 의대와 병원도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박희재 단장은 “영국 맨체스터대에서 박사를 할 때 논문이 이론과 데이터만 갖고 하는 게 아니라 산업과 인류에 어떤 도움이 되느냐를 따지고 산학협력을 강조하는 것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며 교육·연구·기술 사업화가 동전의 양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차 산업혁명을 촉발한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를 예로 들며 그가 파산할 무렵 사업가인 매튜 볼턴을 만나 광산·공장의 증기기관 렌털 서비스를 하며 꽃을 피웠다고 전했다.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와 박상규 중앙대학교 총장,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이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기업가 정신에 관해 대담하고 있다./오승현 기자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이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기업가 정신에 관해 대담하고 있다.


박희재 서울대학교 AI밸리 단장이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기업가 정신에 관해 대담하고 있다.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은 “이제는 대학도 기업가 정신을 갖고 창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만이 살 길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길”이라며 “피터 드러커가 얘기한 것처럼 기업가 정신은 공공영역까지 포함해 우리 사회 전 분야에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일단 창업을 하고 문제를 푸는 ‘닥치고 창업’을 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 창업은 가장 중요한 인생대학”이라며 “대학에서 컨테이너 등 창업 공간과 인프라를 갖춰주고 필요한 돈은 무조건 투자해준다든지 창업 드라이브를 걸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중혁 중앙대 산학협력단장은 “창업은 학생들의 공부의 융합적인 복합체이자 꼭짓점이다. 창업 컨설팅도 하고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며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교수든, 학생이든 언제든지 문을 두드려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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