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자기매매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 58곳의 영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분기 순이익이 2조 5,162억 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올해 1분기(2조 9,943억 원)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 2분기(2조 2,775억 원)보다 2,387억 원(10.5%) 늘었다.
올해 3분기는 국내 증권사들에게 우호적이지는 않았다. 주식 시장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한 탓이다. 올해 7~9월 코스피 시장 총 거래대금은 913조 원으로 지난 4~6월보다 10.8%나 줄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 수익도 전 분기보다 6.7% 감소한 1조 8,652억 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엔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 열풍에 기대 실적을 끌어올리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올 3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늘어난 이유는 ‘헤지’를 잘 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증권사들의 자기매매이익은 전 분기보다 100.5%나 증가한 1조 8,030억 원이었다. 자기매매이익은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운용해 거둬들인 돈을 말한다. 비록 시장 금리 상승 여파로 채권 관련 자기매매이익은 전 분기보다 7.1% 감소했지만, 파생관련 손익은 8,639억 원을 벌어 지난 4~6월 대비 364.2%나 급증한 것이다.
투자은행(IB)·자산관리(WM) 부문 수수료도 각각 전 분기보다 7.6%, 10.3%씩 늘어나면서 증권사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IB부문의 경우 기업공개(IPO) 시장 활황이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1~9월 누적 ROE는 10.8%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포인트나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증권사들은 주식 거래대금 감소와 국채 금리 상승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며 “IPO 시장 활황과 시장 변동성에 대응한 헤지 운용 등으로 IB·자기매매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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