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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공공 노조 조직률, 민간의 7배…기형적 쏠림에 이중구조 고착"

[커지는 노동개혁 목소리]

■일자리연대, 노동개혁 토론회

정책결정, 대기업 노조에 기울어

보호받아야할 중기·비정규직 외면

근속연수 6배·임금차이 3배 벌어져

노사 균형 맞추는 노동개혁 절실

해외처럼 교육·복지 등 연계해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 13일 서울 동대문 흥인지문 교차로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노조법 전면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기형적인 노동조합 생태계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기업과 공공 부문 중심으로 짜여진 노조가 자신들의 기득권만 대변하면서 정작 보호받아야 할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이 소외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일자리의 안정성을 해치고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를 벌리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개혁돼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결하려면 노동 개혁이 필수지만 현실은 정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조 조직률, 공공이 70%…민간보다 7배 많아=일자리연대가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노동시장-노사관계의 이중구조 개혁’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는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어졌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졌다”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악화되면 실업과 경제성장 후퇴, 불평등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일자리연대는 올해 6월 학계·법조계·정부 등 전문가 50여 명이 모여 만든 시민단체다. 노무현 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김 교수의 문제 인식은 공공 부문과 대기업으로 노조 조직률이 치우쳐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노조 조직을 100%로 놓고 보면 공공 부문은 70%, 민간 부문은 10%로 추정된다. 공공과 민간의 격차는 7배인데 미국 5배, 프랑스 2배에 비하면 차이가 크다. 기업의 노조 양극화는 더욱 심하다. 1,000명 이상 사업장의 노조 조직률은 70% 이상인데 100~299인은 15%, 30인 미만은 0.2%로 분석됐다. 조합원의 이익 대변을 위한 노조가 상대적으로 환경이 나은 사업장에 몰려 있다는 얘기다.

공공과 대기업에 쏠린 노조 조직률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고착화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대기업이면서 정규직인 노조 조합원의 근속연수는 13.7년으로 중소기업·비정규직·비조합원(2.3년)의 6배다. 월 평균 임금 차이도 2.8배나 벌어졌다. 김 교수는 “그동안 정책 결정의 무대가 소수의 대기업과 정규직 노조에 기울어져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는 방치된 것과 다름없다”고 진단했다.



◇그들만의 리그 된 노조…자기모순에 빠지다=일명 ‘귀족노조’라고 불리는 일부 기업 노조의 기득권화가 만든 불합리함으로는 차별이 꼽혔다. 대표적인 예가 일부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를 노조 가입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올 5월 발표한 고용 형태별 근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정규직의 노조 가입률은 13%로 전체 근로자 가입률(10%)을 3%포인트 웃돈다. 반면 비정규직 가입률은 이번 조사에서도 0.7%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노조의 구호는 역설적으로 비정규직 차별 해소, 소득 불평등 해결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기형적’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우리 노조는 겉으로는 산업별 조직이지만 실제로는 기업별”이라며 “산별이 되면 특혜를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에 기업에서 산별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사 측이 급여를 주는 유급 노조 전임자 제도와 사업주만 부담하는 부당노동행위 처벌 규정도 노조의 양극화를 만든 요인들로 꼽혔다. 김 교수는 “근로자의 자주적 결사체인 노조가 사 측에서 급여를 받으면서 어용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 꼴”이라며 “노조 사무실과 간부 급여를 회사가 부담하는 관행 탓에 중소기업에서 노조 설립이 더 어려워진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노조가 미국 건설”…노동 개혁 없는 한국은 불가능=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 9월 백악관으로 노조 관계자들을 불러 “노동자의 힘은 우리 경제를 더 잘 회복하는 힘”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일 정부와 투쟁을 외치는 우리 노조 문화에서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다.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튼튼한 노정 관계는 노사 관계의 힘을 균형 있게 나눈 데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노사 힘의 행사가 공공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원칙을 정했다. 1981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공공 이익을 지키겠다며 1만 3,000명의 항공 관제사를 해고한 사례가 대표적인 일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맞은 독일도 노동 개혁으로 10% 넘던 실업률을 3%대로 낮춰 ‘유럽의 병자’라는 꼬리표를 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노동 개혁 슬로건은 ‘해고는 쉽게, 고용은 더 쉽게’다. 반면 한국은 공장 시대에 만들어진 노동 관계 법령의 개정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노동 학계의 일관된 비판점이다. 김 교수는 “노동 개혁에 성공한 나라의 공통점은 공공·교육·복지의 개혁과 연계됐다는 점”이라며 “정치적 리더십이 강하면 노동 개혁을 성공하고, 포퓰리즘을 우선하면 노동 개혁이 실패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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