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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 모두 올랐다…물가 3.7% 치솟아 '10년만에 최대'

■통계청 ‘11월 소비자물가동향’

석유류 35.5%·채소류 9.3% 껑충

전셋값도 2.7%↑ 오름폭 더 확대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졌는데

정부 "세계적 추세" 안일한 대응

한은 "올 2.3% 넘을것" 상향 조정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들어 최고치인 3.7%까지 치솟았다. 2일 서울 한 대형 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7% 올라 10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물가가 3.2%가 상승한 데 이어 2개월째 3%대 상승률이다. 석유류, 집세, 개인 서비스, 공업 제품은 물론 비교적 약세를 보이던 채소류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의식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물건 가격이 오르는 모습이다. 이처럼 물가가 불안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안일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화들짝 놀란 곳은 한국은행이다. 한은은 올해 물가 전망치를 일주일 만에 뜯어고쳤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3%로 전망하며 “이보다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2011년 12월(4.2%) 이후 9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0월 3.2% 물가 상승률의 원인이었던 통신비 지원 기저 효과가 소멸했음에도 석유류 등 공업 제품, 농·축·수산물, 개인 서비스 가격 등 가리지 않고 모두 올랐다.

전체 조사 품목 460개 가운데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생활물가지수(141개 품목)는 같은 기간 5.2% 상승해 2011년 8월(5.2%) 이후 가장 높았다.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또한 2.3% 상승했다. 10월 통신비 지원 기저 효과로 한 차례 2.8%까지 치솟은 점을 제외해도 꾸준한 상승세다. 품목별로 보면 특히 채소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9.3% 올라 급격한 상승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8% 상승했다. 오이(99%)·상추(72%) 등이 크게 올랐다. 통계청은 김장 수요와 더불어 냉해·병해 등으로 작황이 악화한 점이 채솟값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여기에 지난달 12일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휘발유(33.4%)·경유(39.7%) 등 석유류(35.5%)의 가격 상승률은 여전히 높았다. 보험서비스료(9.6%) 등 개인 서비스 가격 상승률도 상당했다.

집세 또한 전년 동월 대비 1.9%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전·월세 가격은 각각 2.7%, 1.0% 올라 오름폭을 더욱 확대했다. 전세는 2017년 10월(2.7%), 월세는 2014년 6월(1.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가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불안정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안일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전 세계적 물가 오름세 속에 우리는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또한 이날 물가 관련 보도 자료에 ‘주요국과의 비교 항목’을 새로 넣어 한국 물가 상승률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주요국 중 낮은 편임을 강조했다. 안일한 대응 속 물가 예측은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월에도 통신비 지원 소멸에 따른 기저 효과를 언급하며 3%대 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11월 물가 상승률은 전월보다 0.5%포인트 확대됐다.

정부 예측을 벗어나는 가파른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졌다는 비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030 등 젊은 층의 실업률이 큰 상황 속에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며 “여기에 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 또한 크게 오르면서 국민들이 느끼는 고통지수(Misery Index)가 매우 커진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한은 조사국은 “11월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전망 당시의 예상 수준을 상회하면서 올해 연간 상승률은 11월 전망 수준인 2.3%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향 조정하기 급급한 상황이다. 조사국 물가 전망은 올해 2월 1.3%에서 5월 1.8%, 8월 2.1%에서 11월 2.3%로 점점 높였다. 이마저도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시인하면서 불과 일주일 만에 물가 전망을 고친 상황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의 국제 유가 흐름, 유류세 인하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점차 둔화되겠지만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 확대, 공급 병목 영향 등으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봤다. 최근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등으로 향후 물가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글로벌 공급 병목이 심화되고 장기화하면 국내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인플레이션 추이를 예의 주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중순 물가 설명회에서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재차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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