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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퀸’ 김효주 "짜릿한 9m 버디, 스무 번 넘게 돌려봐…내년 목표는 레벨 업"

경기 연장 없이 우승 트로피 챙겨

성숙해진 실력 느끼게 해준 대회

승수보단 타수…2년간 5승 '결실'

지난 시즌처럼 샷거리 향상 집중

하루 2시간씩 주 5~6회 근력운동

"좋아하는 농구, 정식으로 배우고파"

인터뷰 중 농구 얘기가 나오자 유난히 활짝 웃는 김효주. /오승현 기자




“스무 번은 넘게 돌려봤죠. 볼 때마다 짜릿해서.”

17번 홀(파3) 9m 버디 장면을 몇 번이나 돌려봤는지 묻자 김효주(26·롯데)의 큰 눈이 더 커졌다. “그 홀 그린에 가서야 리더 보드를 보고는 기겁했다니까요. (이)소영이가 그렇게 치고 올라올 줄이야. 정신이 확 들더라고요.”

김효주는 지난 10월 31일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1타 차로 우승했다. 이소영(24)이 마지막 날 8타를 줄이며 무섭게 추격했지만 17번 홀 그린 밖에서 내리막 버디 퍼트를 넣어버리면서 끝내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용품 업체 사이트를 직접 뒤진 끝에 구한 퍼터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최근 서울 종로구 율곡로의 서울경제신문을 찾은 김효주는 “그 전 같았으면 연장에 끌려갔을 텐데 결정적일 때 흐름을 가져와 지켜냈다”고 돌아봤다. “그래서 서울경제 클래식은 ‘내 골프가 많이 성숙해졌구나’ 하고 스스로 인정하게 해준 대회”다. 2014년과 지난해 준우승 뒤 이 대회 첫 우승에 다다랐다.

2014년은 열아홉의 김효주가 KLPGA 투어를 평정했던 한 해다. 5승을 쓸어 담으면서 상금왕·대상(MVP)·최소타수상을 싹쓸이했다. 지난해는 천재의 부활을 알린 한 해였다. 코로나19 영향에 주 무대인 미국 대신 KLPGA 투어를 뛰면서 2승을 올리고 상금왕·최소타수상을 거머쥐었다. 그 기세로 올해 5월 HSBC 월드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무려 5년여 만의 LPGA 투어 우승이었다. 이후 가을에 한국으로 건너와 KLPGA 투어 3개 대회에서 2승을 챙겼다. 서울경제 클래식 우승으로 김효주는 프로 대회 20승도 채웠다. KLPGA 투어 14승, LPGA 투어 4승, 일본 투어 1승, 대만 투어 1승이다.

김효주가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우승 기사가 실린 서울경제신문 지면을 펼치며 미소 짓고 있다. /오승현 기자




한미일 투어 20승에는 1승을 남겼으니 새해 각오가 남다를 듯했다. 하지만 김효주는 “통산 몇 승처럼 승수와 관련한 기록은 사실 ‘1’도 신경 안 쓴다. 대신 최소타수상처럼 스코어와 관계된 기록은 의식하는 편”이라고 했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선 서울경제 클래식 최종 4라운드도 우승이 아닌 목표 스코어만 보고 달렸다. “지난해부터 다시 스코어만 생각하는 골프로 돌아갔다”는 설명. 김효주는 그렇게 2년 간 5승을 몰아쳐 세계 랭킹도 9위까지 회복했다.

앞서 3년 반 동안 우승이 나오지 않을 때는 국내로 아예 유턴하는 게 나은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있었다.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죠. 근데 거기서(미국) 안 되는데 돌아온다고 잘 친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만 하면서 최대한 편하게 마음먹으려 했어요.”

김효주가 골프만큼 ‘진심’인 것은 농구다. 서울경제 클래식 우승 기자회견 때도 “좋아하는 농구를 정식으로 배워보고 싶다”고 밝혔다. US 여자 오픈 때 숙소에서 캐디, 매니저(모두 남자)와 슛 대결을 벌여 1등을 한 김효주는 자유투 10개를 던지면 반 이상은 넣을 자신 있다고 했다. 1m 퍼트라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가장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도 프로농구 KBL이다.

2022시즌 키워드를 꼽아 달라는 말에 김효주는 곧장 “레벨 업”이라고 했다. 그래서 귀국 후 채 1주일도 쉬지 않고 바로 체육관으로 향했다. 하루 2시간씩 주 5~6회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달리고 있다. 체중을 4㎏ 불리고 근육량도 늘린 끝에 15m 샷 거리 증가 효과를 봤던 2020시즌처럼 독하게 운동할 거라고 한다. “시즌 치르면서 2㎏쯤 빠진 살을 얼른 다시 붙여야죠. 예전처럼 하루 네 다섯 끼를 먹지 않아도 운동만 열심히 하면 자연스럽게 살이 붙더라고요.”

지난 6개월 간 3승을 올릴 정도로 감이 좋았으니 시즌이 끝나버린 게 아쉬울 만도 할 텐데 김효주는 “홀가분하다”고 했다. “다시 준비 잘 하면 되죠. 짧지만 알차게 놀았으니 쉬는 데 미련도 없어요. 내년엔 레벨 업 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서울경제GOLF | 김효주(26·롯데)의 스윙은 프로 골퍼들도 부러워한다. 완벽한 균형미가 일품이다. 김효주의 드라이버 샷을 슬로 모션과 함께 구간별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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