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열심히 산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어요.”
소프라노 조수미(사진)가 세계 무대 데뷔 35주년을 맞아 오는 18일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8개 도시 투어에 나선다. 공연에는 창단 7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실내악단 ‘이 무지치(I Musici)’가 함께 한다. 조수미는 15일 한국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써내려 온 역사를 회상하며 “35주년이 되기까지 걸어온 길이 쉽지 만은 않았다. 이 길을 함께해준 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수미는 1986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의 리리코 주세페 베르디 극장에서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세계 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독보적인 실력으로 동양인 최초 세계 5대 오페라 극장 주역, 성악가 최고 영예 황금기러기상 수상, 동양인 최초 국제 푸치니상·그래미상 수상, 한국인 최초 ‘아시아 명예의 전당’ 헌액 등의 기록을 쓰며 최고의 자리를 지켜 왔다.
조수미의 이번 공연은 코로나 19 재확산에 따른 정부의 특별 방역 대책에 따라 일부 일정이 조정됐다. 격리 일정상 진행이 어려운 일부 지역의 공연은 출국 일정을 연기해 진행하기로 했다. 그는 “이번 한국 투어는 올해 일정 중 1순위였기에 어떤 일이 있어도 꼭 하고 싶었다”며 “공연을 보러 오려던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끝까지 남아서 하고 가자’고 이 무지치를 설득했고, 그들도 이를 이해해줬다”고 무대 성사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한편 조수미와 이 무지치는 이번 투어와 함께 최근 바로크 앨범 ‘LUX3570’를 발매했다. 조수미는 “팬데믹을 겪으며 여러 차례 녹음 일정이 변경되는 힘든 상황들 속에서 우리의 역사가 담긴 이 앨범이 빛을 보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캄캄한 어둠에서 한 줄기 빛(LUX)이 곧 희망이듯 이 앨범을 통해 많은 분이 위로받는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수미는 이 마음을 담아 앨범의 마지막 곡으로 나디아 블랑제의 ‘영원한 빛(Lux Aeterna)’을 선택했다. 투어에서는 앨범 수록곡 일부와 바로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공연장에서 곧 만날 관객, 그리고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코로나를 겪으며 당연하게 살았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죠. 곁에 있는 사람과 하루하루를 정말 값지게 살아야 해요. 내일 아닌 바로 오늘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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