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BOE)이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치솟는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BOE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를 열어 찬성 8표 대 반대 1표로 기준금리를 종전의 0.1%에서 0.25%로 올렸다. 영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1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영국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한 바 있다.
BOE가 무섭게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달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4.7%)를 웃돈 것이자 2011년 9월 이후 최고치다. BOE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2%)를 훌쩍 넘긴 수준이기도 하다. 여기에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규모를 2배로 늘리고 내년에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한 점도 금리 인상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영국에서는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에 BOE가 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전날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치(7만 8,610명)를 기록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세가 거세 경제활동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하지만 BOE는 “오미크론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현 상황에서는 명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달 신규 일자리 수가 25만 7,000개 추가된 점도 비교적 견고한 고용 상황을 보여준다며 “금리 인상을 위한 조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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