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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른 나라보다 집값 덜 올랐다”…어느 나라 경제 수장인가


정부가 23일 표준 단독주택 공시 가격 예정가 열람을 시작으로 내년도 주택 공시 가격 공개에 들어간다. 올 들어 10월까지 전국 아파트 값 상승률이 12.82%에 달해 지난해 수준(7.57%)을 웃도는 만큼 내년 공동주택 공시 가격 상승률은 20%를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집값 폭등과 정부의 공시가 현실화 방침에 따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상당수 국민들은 보유세 폭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런데도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5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집값에 대해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덜 올랐다”며 딴 나라에 사는 듯한 얘기를 했다. 앞서 9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득에 비해 너무 높은 집값은 동아시아 공통의 문제”라며 “한국의 집값 상승률이 전 세계 평균보다 낮다”고 주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황당한 인식이다. 당국자들이 근거로 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는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원 통계는 시장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실거래가지수 등을 토대로 지난해 4분기 한국의 PIR(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을 산출했더니 전년 대비 12.7% 올랐다. 미국(6.6%), 영국(6.5%) 등 주요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년 동안 93%나 올랐다.

집값 폭등에 따른 과도한 부동산세로 고통을 겪는 국민들이 곳곳에서 아우성인데 당정청은 다주택자 양도세 유예 방안을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월 부동산 실정에 대해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 만한 심판을 받았다”고 했지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게 분명하다. 경제 수장은 ‘정치인’ 같은 발언으로 민심을 호도할 게 아니라 규제와 세금 폭탄 위주의 대책에서 벗어나 충분한 공급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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