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전국 땅값 1위인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내년도 공시지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부지의 공시지가가 하락한 것은 약 13년 만이다.
2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에 따르면 서울 중구 충무로1가에 위치한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부지(169.3㎡)의 내년 1㎡당 공시지가는 1억 8,900만 원으로 19년 연속 전국 최고가 기록을 썼다. 전체 면적을 고려한 내년 공시지가는 319억 9,770만 원이다.
1위 자리는 지켰지만 내년 공시지가는 올해(1㎡당 2억 650만 원)보다 8.5% 떨어졌다. 해당 부지의 공시지가가 내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1㎡당 공시지가는 6,400만 원에서 6,230만 원으로 하락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명동 상권이 크게 위축되면서 땅값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관광객이 줄고 상가 공실이 늘면서 공시지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공시지가는 감정평가사의 시세조사 결과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 명동 상가들이 위치한 중구의 내년 공시지가 상승률은 7.5%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낮았다.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를 포함해 명동과 충무로 일대 부지 8곳이 내년 공시지가 상위 1~8위를 차지했지만 일제히 공시지가가 하락했다. 땅값이 두 번째로 높은 명동 우리은행 부지(392.4㎡)의 1㎡당 공시지가는 올해 1억 9,900만 원에서 내년 1억 8,750만 원으로 5.8% 떨어졌다. 땅값 3위인 명동 CGV 부지의 내년 1㎡당 공시지가 역시 1억 7,850만 원으로 6.54% 내렸다.
공시지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유주들이 내년에 납부해야 할 세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게 의뢰한 보유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부지의 내년 보유세는 2억 3,668만 원으로 올해(2억 2517만 원)보다 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토지 소유자가 해당 부지만 보유한 것으로 가정한 결과다. 우 팀장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해 95%에서 내년 100%로 인상되고, 올해 재산세 도시지역분 상한이 걸려 있었기 때문에 내년 보유세 부담은 더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땅값 9위와 10위인 서초구 서초동 업무용 부지(662.2㎡)와 강남구 역삼동 업무용 부지(747.7㎡)의 1㎡당 공시지가는 1억 2,500만 원, 1억 2,350만 원으로 각각 10.5%, 15.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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