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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정재훈 사장 "수소 경쟁력은 결국 생산 기술…원자력 적극 활용을"

[서경이 만난 사람]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내년 5월 그린수소 연구센터 구축

하반기부턴 저온수전해 상용화 연구

"원전이 만든 수소, 에너지 안보에 도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오승현 기자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 생산 방안 연구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수소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원전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수원 중앙연구원에 내년 5월께 수전해 연구 센터인 ‘그린수소 안전 연구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부터 저온 수전해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 연구할 방침”이라면서 “수소의 경쟁력은 결국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얼마나 고도화돼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수원은 수전해 실증 센터에서 도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급의 대규모 수전해 시설 설계 역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수소 전(全) 주기 사업화도 한수원의 핵심 로드맵 중 하나다. 정 사장은 “수소 생산과 융복합 사업은 이제 차세대 먹거리 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전주시와 추진하고 있는 국내 최초 바이오가스 수소 융복합 사업이 앞으로 대한민국 수소경제를 이끄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업은 음식물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생산한 수소를 수소충전소에 공급하는 동시에 전기도 생산하는 ‘융복합 사업’ 모델이다. 한수원은 오는 2023년 하반기까지 전주 리사이클링타운 내에 연료전지발전소를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한수원이 그리고 있는 ‘U자형 수소벨트’ 구축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한수원은 서부의 인천·파주·화성과 전주, 남부의 창원, 동부의 강릉·포항·경주·부산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U자형 수소벨트를 완성해 탄소 중립 사회를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특히 2030년께 상용화될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통한 수소 생산에 주목하고 있다. SMR은 높은 안전성과 설치의 용이함 등으로 전력 수요가 많은 곳 근처에 즉각 준공이 가능하다.

문제는 현재 원자력으로 생산하는 수소는 수소경제법상 ‘그린수소’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원전 생산 수소를 ‘핑크수소’로 분류하며 청정수소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탈원전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도 지난달 26일 발표한 수소경제 로드맵에서 2050년 연간 수소 수요 2,790만 톤을 전량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수소’로 공급하기로 하고 자급률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지만 원전 수소 생산은 배제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그린수소로의 분류가 어렵다면 새로운 별도의 분류 체계를 만들어서라도 원자력 수소 생산을 반영해야 한다”며 “혁신형 SMR을 통한 클린수소·청정수소 생산이 한수원의 미래 포트폴리오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액화천연가스(LNG) 대비 4분의 1 가격으로 상시 가동이 가능한 원전을 활용할 경우 값싼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에너지 안보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원전을 활용한 수소 확보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엑셀론 등 몇몇 업체가 원전을 활용한 1~3㎿ 규모의 저온 수소 생산 설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 2위의 원전 대국인 프랑스는 프랑스전력공사(EDF)를 통해 2㎿ 규모의 저온 수소 생산 설비 실증 작업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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