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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앞에 당당했던 '덕임' 이세영 "'신여성' 같은 궁녀 캐릭터 살렸죠"

시청률 17,4% 종영 MBC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왕-궁녀 관계 현대적 재해석한 주체적 여성상 그려

사극 연이은 성공에 "다음에 또 하면 조금 부담될 듯"

배우 이세영. /사진 제공=프레인TPC




“제 생각에 이번 ‘옷소매 붉은 끝동’은 역사 속 정조와 의빈 성씨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향해 달려갔다고 생각해요. 드라마 속 덕임에 대한 접근이 다른 작품과 다른데, 연기하면서 어떻게 (캐릭터) 대비를 잘 보여주느냐가 큰 관건이었어요. 다만 극 초반 ‘어떻게 지엄한 궐 안에서 망둥이처럼 날뛰느냐’고 하는 대사가 보여주듯 원작 속 덕임에게는 발랄한 면이 있는데, 대본에는 적게 표현된 그 부분을 살리려고 했어요.”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이 시청률 17.4%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며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MBC 드라마로는 2년 만에 처음으로 시청률 15%를 넘긴 이 드라마에서 덕임을 연기한 배우 이세영은 4일 화상 인터뷰에서 “탄탄한 대본과 연출에 더해 아름다운 화면의 색감, 신분 차이가 있는 로맨스 등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큰 인기의 요인으로 정조와 의빈 성씨의 역사적 기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의 관계는 ‘조선왕조500년’, ‘이산’ 등에서 숱하게 다뤘던 이야기지만, 이번엔 궁녀인 성덕임의 관점에서 자신의 꿈과 사랑에 당당하려는 현대여성에 가까운 모습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극중 덕임은 왕과의 로맨스에서도 ‘사랑을 받아들이면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진다’는 점 때문에 거절하기를 거듭한다. 그는 “‘왕은 궁녀를 사랑했지만, 궁녀는 왕을 사랑했을까?’ 라고 묻는 듯한 메시지에 매력을 느꼈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부분이라 더욱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MBC ‘옷소매 붉은 끝동’ 스틸컷. /사진 제공=MBC




덕임은 세손인 산이 할아버지인 영조가 금지한 책을 읽었다는 게 발각돼 위기에 처하자 기지를 발휘해 직접 책을 찢어버리는가 하면 왕, 중전, 권력자들 앞에서도 자기 할 말을 다 한다. 궁녀로서 이산을 지키려고 갖은 고초를 겪지만 스스로에게 자부심이 강하고 궁녀의 본분을 지키려는 주체적인 모습이 부각된다. 정조에게 “다음 생에서는 모른 척,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 달라. 다음 생엔 내가 선택하고 싶은 삶을 살고 싶을 뿐”이라고 유언하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 큰 캐릭터로 그려진다. 이 때문에 극 막바지 덕임이 후궁이 됐지만 아이를 잃고 친구를 잃는 등 행복하지 않은 모습에 시청자들이 결혼·육아에 따른 경력단절 여성의 모습을 이입하며 공감한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이세영은 생각지 못한 지점이라면서도 “듣고 보니 맞는 말 같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새장 안에 갇힌 새 같은 느낌”이라고 동감하는 모습이었다. 후궁이 되고 많은 것을 얻을수록 점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게 없어지는 데서 오는 쓸쓸함과 그리움을 부각하려 애썼다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정조가 꿈속에서 덕임을 만나는 극 전체 엔딩 장면을 꼽았다. 그는 “정조가 생사의 기로에 있다고 생각했고, 꿈에서 깨지 않았으니 당연히 승하했을 것”이라며 “살아서 하지 못한 사랑을 평범한 사내와 여인으로서 이룬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장면에 이입한 듯 “정말 불쌍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배우 이세영. /사진 제공=프레인TPC


이세영은 이번 작품의 성공으로 사극에서의 강점을 재확인했다. 첫 메인 주연으로 나섰던 tvN ‘왕이 된 남자’가 두 자릿수 시청률로 인기를 끌어냈던 그는 이번에 ‘사극퀸’이라는 수식어가까지 얻었다. 아역 시절부터 합하면 ‘옷소매 붉은 끝동’이 다섯 번째인 그는 “‘사극퀸’은 과분한 수식어”라면서도 “이번엔 그런 부담이 없었는데, 다음에 또 사극을 하게 된다면 조금 부담이 될 것도 같다”고 말했다.

이제 30대를 맞았지만 이세영은 아역 시절부터 총 경력이 25년인 베테랑이다. 하지만 50년은 더 연기하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 더 오래오래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너무 들뜨거나 기뻐하지 않으려 한다”며 “앞으로도 그간 못 보여드렸던 것들을 찾아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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