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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정보 '디지털 공용어' 도입해 회계 비교가능성 높여야"

한공회, 'XBRL 정착 대응 방안' 웹세미나

K-IFRS의 '비교가능성 문제' 보완

XBRL 근거규정 명확히 마련하고

이해관계자 커뮤니티 활성화해야





우리나라에 국제 재무보고 표준언어(XBRL) 공시 체계를 제도화함으로써 재무정보 비교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법령 단계에서 XBRL 공시 근거를 명확히 마련하는 동시에 이해관계자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제도 확산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윤재원 홍익대 교수는 11일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연 ‘한국의 XBRL 정착을 위한 대응 방안 연구 발표’ 웹 세미나에서 “법령에 XBRL의 공시 근거를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공시를 왜 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대상을 확대할지, 누가 감독할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할지, 기업은 어떤 책임을 질지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며 “미국이나 유럽연합(EU)처럼 XBRL 공시 법제화를 완료한 곳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 교수가 XBRL 제도화를 강조한 이유는 재무 정보의 ‘비교 가능성’ 제고를 위해서다. XBRL은 재무정보의 디지털화를 위한 국제 표준 언어를 말한다.

XBRL 도입 논의는 우리나라가 2011년 국내 상장사에 전면 도입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과 관련이 깊다. K-IFRS는 과거 작성 방식을 일일이 열거하던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과 달리 ‘원칙 중심 회계’를 채택함으로써 기업의 재무제표 작성 재량을 보장해준다. 그러나 이로 인해 K-IFRS는 K-GAAP보다 국내 기업 간 비교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XBRL이 K-IFRS의 ‘비교가능성’ 문제를 보완하는 도구로 쓰일 수 있는 이유다. XBRL을 활용하면 추가적인 데이터 가공 없이 각 기업별로 원하는 계정을 뽑아 비교할 수 있다. 이 언어를 통해 공시하는 기업들은 애초에 XBRL의 분류체계(택소노미)를 활용해 재무 정보를 ‘구조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경영이 고도화되고 이로 인해 재무 정보량도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 XBRL 기반 공시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2009년, EU에서 2013년 XBRL 법제화가 이뤄진 배경이다.

안영균 한공회 상근부회장은 “디지털화 지속으로 정보량이 급증하고 있고 회계처리 복잡성도 커지고 있어 재무제표 비교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XBRL은 정보처리 효율성도 높여 비교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글로벌 표준”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2011년 재무제표 본문을 중심으로 XBRL 공시를 도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XBRL은 근거 법령이 모호한데다 주석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어 아직 도입이 미비한 상황이다. 비록 금융감독원에서 지난 2020년 XBRL을 재무제표 주석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하긴 했으나 아직 이해관계자별로 도입 로드맵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논의가 중구난방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나국현 삼일회계법인 상무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XBRL 로드맵이 잘 안 보인다”며 “정보 이용자는 정보 이용자대로, 정보 생산자는 정보 생산자대로, 감독 기관은 감독 기관대로 각각의 역할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XBRL 제도화’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 배경이다. 윤 교수는 “외부감사법과 거래소 공시규정에서 상장법인의 재무제표를 전자문서에 의해 신고하도록 하지만, 고시 부분에서 ‘구조화 공시’와 구체적인 서식에 대해선 별도의 내용을 정한 바 없어 근거 규정이 미약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주요한 시발점 중 하나는 제도 정착을 위해 ‘법령’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 관계자 간 논의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XBRL 자체가 일반인·회계업계 종사자 모두에게 생소한 언어기 때문이다. XBRL을 이용하려면 파이썬이나 R 등 비교적 전문적인 통계 패키지를 활용해야 한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데이터 가공에 익숙하지 않은 회계 전문가들도 XBRL을 접근하기 쉽지 않은 배경이다.

나 상무는 “사실 누가 XBRL에 관심 있냐고 보면 (웹 세미나에 참여한) 사람들 빼곤 없지 않나 싶다”며 “XBRL 효익에 대한 설명이나 관련 기회에 대해 의사소통을 지속하는 협의체 구성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정보 이용자 커뮤니티에서 자발적으로 XBRL 상용화 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형관 나이스평가정보 팀장은 “XBRL의 최대 큰 수혜자는 정보 이용자지만 이와 관련해 관심이 가장 작았던 집단”이라며 “회계 정보 이용자 다수는 아직 여전히 데이터 분석 관련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어려움이 많아 XBRL 데이터를 활용하는 도구가 빨리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AI) 관련 커뮤니티나 오픈소스 집단에선 한 개발자가 올린 아이디어가 단기간에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XBRL 데이터에 대해서도 오픈소스 형태의 분석 툴이 나온다면, XBRL 데이터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관심도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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