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가 올해 440억 달러(약 52조 원)의 설비투자(Capex)를 하겠다고 밝히며 국내 반도체 장비주들의 주가에 훈풍이 불었다.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했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리라는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세 속에서 전 거래일 대비 1.21% 내린 971.49로 마감한 가운데 코스닥 34개 업종지수 역시 4개를 제외한 30개 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 중 반도체지수가 전일 대비 0.71% 올라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는데 반도체 장비·부품주들의 전반적인 상승세가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이날 반도체 장비주로 꼽히는 유진테크(084370)가 전 거래일 대비 8.57% 오른 5만 3,2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주성엔지니어링(036930)과 한미반도체(042700), 유니테스트(086390) 등도 각각 6.31%, 3.34%, 2.87% 오르며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의 공격적인 설비투자 발표가 장비주들의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 TSMC는 올해 파운드리 산업이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며 올해 투자 규모를 44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투자금인 300억 달러보다 47%나 많은 금액이다. 특히 최근 시장에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투자액이 2019년 이후 3년 연속 성장한 데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9% 급증하며 올해는 설비투자가 둔화하리라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업계 1위 TSMC의 발표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가 올해 이처럼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집행하는 이유는 구조적인 비대면 수요 호조로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 등과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서라고 추정한다”며 “TSMC의 투자 증가로 ASML·램리서치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종의 수혜가 기대되며 국내 업체 중에서는 대만향 매출 비중이 높은 한미반도체를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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