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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클링코 "美 할리우드·팝문화 흔들…한국 '문화리더' 증명할때"

■마르쿠스 클링코 첫 국내 사진전

데이비드 보위 10주기 기념 내한

9월 스튜디오 개설…韓스타 작업

"韓 음악·영화, 재능·품질 뛰어나

진짜 변화 이뤄지는 곳 순간 포착"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마르쿠스 클링코 /제공=박여숙화랑




"세계 문화 권력은 지금 재편 중입니다. 미국 할리우드와 팝문화가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 문화는 글로벌 현상이 되고 있죠. 저는 이 변화의 일부가 되고자 합니다. 한국에 머물며 한국 씬에서 활약하는 재능 있는 사람들과 새로운 사진 작업을 할 겁니다. 그리고 이 결과를 세계로 가져가 누가 진짜 문화 리더인지, 진짜 변화가 어디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줄 겁니다"

패션 및 셀러브리티 사진계의 거물 작가로 꼽히는 스위스 출신 포토그래퍼 마르쿠스 클링코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13일부터 서울 용산 박여숙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첫 사진전 '아이콘들 : 데이비드 보위를 기리며, 그리고 그 너머'를 위해 최근 내한했다. 클링코는 보위의 2002년 발매 앨범 '히든(Heathen)'의 커버 작업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고 보위가 생전 마지막으로 진행했던 대규모 포토 프로덕션을 이끌기도 했다. 그가 찍은 보위의 미공개 사진들은 보위가 사망한 2016년부터 세계 주요 도시 순회전을 통해 대중들을 만나는 중이다. 이번 전시도 이런 보위의 초상을 중심으로 작가가 20여년간 촬영한 비욘세, 레이디 가가, 퍼렐 윌리엄스 등 셀레브리티의 얼굴과 앨범 커버 등 대표작 22점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됐다.

DAVID BOWIE, Natural Villians, New York, 2002 ⓒMarkus Klinko 제공=박여숙화랑


데이비드 보위의 ‘Heather’ 앨범 커버 사진 ⓒMarkus Klinko 제공=박여숙화랑


그러나 이달 31일까지 약 20일 동안 짧게 열리는 전시는 클링코가 한국에서 선보일 거대한 프로젝트의 전초전에 불과하다. 클링코는 오는 9월 한국에 스튜디오를 개설해 2년 간 수시로 한국을 방문하고 장기간 머무는 등 시간을 집중 투자해 케이팝, 케이드라마, 케이뷰티 등을 이끄는 한국인들의 초상을 촬영하고 전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섭외도 이미 시작돼 아이브의 장원영, 세븐틴 등 아이돌이 촬영을 약속했다. 20여년간 카메라 렌즈를 통해 서구의 스타들을 신화적 아이콘으로 새롭게 탄생시켜왔던 그의 작업이 한국에서도 시작되는 셈이다. 그는 "케이팝 스타가 해외에 와서 협업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서구 사진가가 한국에 긴 시간 머물며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어떤 순간을 포착해내려 한 시도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코 계획될 수 없는 어떤 마법적인 시간을 포착하는 것이 바로 사진"이라며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결합은 완전히 다른 화학 반응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Lady Gaga, The Mask, London, 2009 ⓒMarkus Klinko 제공=박여숙화랑




머라이어 캐리 ⓒMarkus Klinko 제공=박여숙화랑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그에게 지금 가장 영감을 주는 인물은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이다. 그는 "내 작업은 워홀의 것과 다르지만 유명인과 브랜드, 예술을 매우 현대적인 방식으로 결합해보고자 하는 내 사고방식(mindset)은 워홀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이번 프로젝트도 워홀의 '팩토리(The Factory)'에서 영향을 받았다. 팩토리는 워홀이 1964년 미국 뉴욕에 설립한 작업실(스튜디오)로 동시대 뮤지션과 작가, 모델들이 모여 협업한 1960년대 팝문화의 중심지다. 또 실크스크린 기법 작품을 대량생산하는 등 산업 사회의 방식을 예술에 도입한 혁신적 창작 공간간이기도 하다. 클링코는 "팩토리는 워홀이 만든 마법같은 장소이며 워홀은 그곳을 세계의 중심지로 만들었다"며 "내가 하려는 많은 부분도 그와 비슷하지만 나의 팩토리는 세계 곳곳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국에 주목한 이유도 예술과 산업을 포괄하는 새로운 미학적 통찰을 발현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클링코는 "한국의 음악과 영화는 재능과 품질도 뛰어나지만 산업적인 구조나 조직력 면에서도 놀라운 지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세기 최고의 패션 포토그래퍼로 꼽히는 헬무트 뉴튼의 매거진 화보가 갤러리 벽에 걸리기는데 25년 가량 걸렸지만 내가 촬영 했던 빌리 아이리시의 화보는 공개 2주 후에 바로 전시가 됐다"며 상업과 예술의 경계가 더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클링코는 "나는 상업과 예술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결국은 두 작업 모두 감정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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