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아이파크 건설 현장 붕괴 사고 엿새째인 16일 당국이 추가 사고 우려가 있는 타워크레인 해체에 나섰다. 공사 현장에서는 ‘졸속 양생’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작업일지가 확인됐다.
이날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불안정하게 붕괴 건물에 기대 있어 추가 사고 우려가 있는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에 나섰다. 1,200톤급 해체용 크레인 조립을 공수해 온 데 이어 한 대의 크레인을 더 투입하기로 했다. 먼저 조립이 끝난 높이 약 120m의 해체크레인을 17일부터 현장에 투입해 타워크레인이 넘어지지 않도록 고정장치를 보강하고 본격적인 해체에 나설 방침이다.
남은 실종자 5명에 대한 수색도 이어졌다. 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구조대원, 구조견, 드론 등을 투입해 지상 1층, 지하층 수색을 마쳤지만 실종자는 찾지 못했다. 당국은 타워크레인이 붙어있지 않은 상층부의 수색을 진행하는 한편 타워크레인 해체로 안전을 확보하면 해당 층에 대한 수색도 전면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사고 원인과 관련해 콘크리트 양생 기간이 부족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작업일지가 확인됐다.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가 확보한 화정아이파크 201동 콘크리트 타설 일지를 보면 지난해 11월 23일 35층 바닥면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10일 뒤 36층 바닥을 타설했고 37층, 38층은 각각 7일, 6일 만에 타설됐다. 이후 38층 천장(PIT층 바닥)과 PIT층 벽체를 타설한 뒤 39층 바닥을 타설하던 중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층별로 12~18일 간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일주일여마다 1개 층씩 올렸다는 것은 결국 양생이 불량하게 진행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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