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으로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 둔화가 꼽혔다. 저생산성 노동자들이 서비스업으로 점차 유입되고 있는 만큼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이 갈수록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고용구조 변화의 특성 분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저하는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와 고용구조 변화에 의해 상당 부분 설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1986~2018년 성장률 하락분의 85%가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와 고용구조 변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서비스업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986년 1.2%에서 2018년 0.2%로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이 둔화된 요인은 저생산성 노동자들이 서비스업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경제 수준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인데 여기에 생산성이 낮은 노동자들이 유입되면서 노동생산성이 더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제조·건설업의 53.2%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85.8%에 이른다. 특히 실직 상태에서 다시 취업한 노동자 가운데 서비스업 취업자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서비스업 노동생산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저생산성 노동자가 서비스업으로 확대·유입되는 요인을 수요와 공급 측면으로 나눠 살펴봤다. 수요 요인은 서비스 수요 확대로 서비스업 고용이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공급 요인은 기술 발전 등으로 다른 산업의 노동 수요가 감소해 서비스업으로 노동 공급이 몰리는 현상인데 통상 임금 둔화를 동반한다. 분석 결과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직한 노동자 임금이 여타 이직자 대비 19.6%포인트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고연령층과 임금 근로자에서 자영업자 전환자를 중심으로 공급 요인이 크게 나타나는 상황이다.
한은은 서비스업 비중 확대는 산업구조 변화, 기술 발전 등에 따른 구조적 현상인 만큼 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은 관계자는 “정보서비스업이나 과학·기술 등 고생산성 서비스업을 육성해 생산성이 높은 노동자의 서비스업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며 “제조업 분야의 업무 지식이 서비스업에서도 이용될 수 있도록 산업 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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