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주·단조 기술을 보유한 두산중공업(034020)이 해외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기업과 합작사를 차려 1조 원 규모 주·단조 공장 건설에 나서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합작사 설립을 발판 삼아 사우디 내 신재생에너지 사업 공략에도 나선다는 전략이다.
두산중공업은 사우디 리야드에서 사우디 산업투자공사 ‘두수르’, 아람코의 완전 자회사인 ‘아람코 개발회사’와 주·단조 합작회사(TWAIG Casting & Forging) 설립을 위한 주주간 협약 수정안을 지난 18일(현지시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사우디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알 사우드 에너지 장관, 칼리드 알팔레 투자부 장관, 반다르 알 코라예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야시르 알루마얀 국부펀드(PIF) 총재 등이 참석했다.
지난 40년 동안 주·단조 사업을 펼쳐온 두산중공업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주조는 금속을 가열해 용해시킨 뒤 주형에 주입해 일정한 형태의 금속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단조는 금속 재료를 일정한 온도로 가열한 뒤 압력을 가해 특정 형체를 만드는 것이다. 합작사는 사우디 동부 주베일 인근 라스 알 카이르 지역의 킹살만 조선산업단지에 건설된다.
올해 공사에 착수해 2025년 1분기 완공될 예정이다. 40만㎡의 면적에 연간 주·단조품 6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제강과 주·단조, 가공까지 일괄 생산이 가능한 사우디 최대 규모의 주·단조 공장이 될 전망이다. 주력 생산품은 사우디 내 석유 화학 플랜트용 펌프·밸브, 조선·해양 플랜트용 기자재 등에 쓰이는 주·단조 소재다. 장기적으로는 풍력발전 플랜트 및 발전 플랜트용 주·단조 제품까지로 생산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공장 건설을 위해 합작회사와 1조원 규모의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체결한다. 공장 건설과 주요 설비 공급을 위한 경쟁 입찰에 국내 중소 엔지니어링 기업들과 사우디 등 해외 기업들도 참여하도록 할 예정이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한 두산중공업 주·단조 기술의 첫번째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합작사업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산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두산과 사우디아라비아 파트너사들과의 파트너십이 보다 굳건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합작회사가 두산중공업이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 등의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데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작사는 산업 발전을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적 프레임워크에 기여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제조산업의 뿌리를 이루는 주단조 산업 기반을 갖추게 됐다. 국가 기간 산업 전반에 걸쳐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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