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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 14년만에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연초부터 무역 '경고등'

1월 기준 역대 최고 수출액에도

석유 등 원자재값 급등으로 무역적자

2달 연속 적자는 2008년이후 처음

우크라이나 위기에 달러 강세 이어지며

무역수지 적자 흐름 이어질 가능성 높아

뒷북경제




무역수지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수출이 역대 1월 중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호조를 이어갔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며 천연가스는 수급조차 어려워지는 상황입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보다 15.2% 증가한 553억2000만달러, 수입은 35.5% 늘어난 602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48억900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개월 연속 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어지던 2008년 6월~9월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후 처음입니다.

코로나19 위기 속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은 지난 달에도 호조세를 이어갔습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지난해 1월의 높은 기저효과에도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15개월 연속 증가세입니다. 반도체(24.2%), 일반기계(14.1%), 석유화학(40.0%), 철강(50.0%) 등이 두자릿수 증가를 견인했습니다.

하지만 수입은 더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원유·가스·석탄 등 3개 에너지원의 수입 규모는 159.5억달러로 지난해 1월 대비 90억 6000만 달러 증가했습니다. 산업부는 우리와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과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프랑스도 최근 큰 폭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급망 안정을 위한 재고 물량 확보 차원의 중간재 수입도 늘어났다. 배터리 등의 원료가 되는 산화텅스텐과 수산화리튬은 각각 135%, 129% 증가했습니다.

지난달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서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기조로 세계 각국이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두는데 열심이지만 원자재 가격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이 글로벌 경제의 화두로 오르며 북미 지역 셰일 석유개발 기업의 신규 투자가 위축돼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서만 10% 이상 올랐습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 역시 88달러까지 올랐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0% 넘게 급등한 수치입니다. 모두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최고가입니다.

석유와 함께 3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은 더 불안정합니다. 이달 26일(현지시각)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현물 가격은 ㎿h당 90유로로 올랐습니다. 올해 초 70유로에서 한 달도 안 돼 30% 오른 것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며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외교관의 철수를 서두르고 있는데 침공이 현실화되면 러시아의 대 유럽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도 천연가스 수급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유럽과 러시아 사이의 가스 공급 방식은 파이프를 통하는 배관천연가스(PNG)고 한국은 천연가스 수입분을 전량 선박을 통한 액화천연가스(LNG)로 받고 있습니다. 가스관을 통한 수급이 유럽과 러시아 사이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수급이 다급해진 유럽 국가들이 LNG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대신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동아시아권 천연가스 현물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카타르, 호주에 이어 미국산 천연가스를 3번째로 많이 수입했습니다. 미국산 천연가스의 수입 비중 역시 전체 물량의 18.5%입니다.

예멘 반군의 UAE 석유시설 공격에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AFP연합뉴스


석탄 가격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력용 연료탄(석탄) 가격이 연초 대비 23.4% 올라 역대 최고가에 근접했는데 인도네시아가 전력 부족을 이유로 석탄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한 영향 때문입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호주 뉴캐슬산 석탄 가격은 톤당 248.64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연초 대비 47.1달러(23.4%)나 급등하면서 지난해 10월15일(253.55달러) 찍었던 역대 최고가 돌파를 목전에 뒀습니다.

연료 외 다른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가격의 전반적 흐름을 보여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원자재지수는 지난 27일 기준 작년 초 대비 51%나 상승했고, 제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철강 가격도 톤당 42만원에서 65만5000원으로 56% 올랐습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기조로 세계 각국이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두는데 열심이지만 원자재 가격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2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동절기 수요가 남아있는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올초 1150원을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까지 올랐습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우리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수입 가격 상승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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