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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건보 적용 기대 …진행성 간암 치료에 '희소식'

사망위험 42% 낮춘 '병용요법'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 통과

"비용 등 치료환경 변화 올것"


“경동맥화학색전술을 3회 시행했지만 이후 간내 재발, 림프 전이가 진행돼 항암 치료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효과가 좋은 면역항암제는 아직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억 단위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사연이다. 본인을 50대 초반의 간암 환자라고 밝힌 청원인은 “나는 항암치료를 곧 시작하기 때문에 혜택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도 “40~50대 간암 환자가 희망을 눈 앞에 두고도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면역항암제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올해 초 간암 환자에 대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이 마침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했다. 지난 2020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술이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의 1차치료제로 허가 받은지 약 1년 6개월 만에 진척을 나타냈다. 비용부담 때문에 혁신약물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간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종양이 간문맥 등 주요 혈관을 침범했거나 간 외 전이를 동반한 진행성 간암 환자는 간절제술 등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해 전신 항암제 투여 대상이다. 과거에는 독소루비신, 소라페닙과 같은 세포독성항암제가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간암에서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는 드물었다. 만성 간염, 간경변증 등 동반질환에 의한 부작용 발생률이 높은 데다 반응률도 10% 미만에 불과했다. 2008년 간암 1차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소라페닙 등 분자표적치료제 역시 효과와 부작용 측면에 한계가 있었다. 2017년 레고라페닙 등장 전까지 허가받은 간암 치료제는 전무했다. 국내 암 환자의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음에도 여전히 간암 환자의 생존율이 낮은 배경이기도 하다.



간암은 국내 호발하는 7대 암 중 폐암에 이어 사망률 2위를 차지한다. 간이식 등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는 초기 환자는 극소수인 데다 전신 투여가 가능한 약물도 제한적인 탓이다. 기저질환에 의해 암이 재발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간암 환자의 73.7%는 간경변증을 동반한다. 고혈압, 당뇨병을 함께 앓는 비율도 각각 56.7%와 42.0%에 이른다. 치료가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2020년 5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은 기존 표준치료제보다 진행성 간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42%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 국가종합암네트워크(NCCN)와 유럽종양내과학회(ESMO)도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 환자의 1차치료제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확정되기까지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간 약가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가 남았다. 국내 진행성 간암 치료 환경에 변화가 찾아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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