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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의 ‘트럼프식 선거전’…청년들은 어떻게 볼까[[현장, 2022대선]

코로나19, 비대면 시대 '온라인 선거전'

여야 대선주자들 트럼프식 '단문' 난무

커뮤니티에도 인증, '보여주기식' 비판도

형식적 소통 아닌 진정성 있는 소통 돼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페이스북.




“여성가족부 폐지” 지난 1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윤 후보의 게시물은 1시간도 안 돼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여권은 크게 놀란듯 보입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가부를 폐지한다면 왜 폐지하려고 하는지, 정부 조직 개편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진지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일곱 자 짜리 공약이라는 게 말이 되나”고 비판했습니다.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 역시 “국민들께 정책을 발표할 때는 최소한 ‘왜 필요하고, 그 정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효과들은 어떻게 보완하겠다’ 정도는 이야기해야 한다. 검찰 심문하면서 사람 말 문지르듯 툭 내뱉는다고 정책이 아니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처럼 단문으로 지지층 결집 노려…대선 후보들, 중요한 건 오직 표심 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페이스북


윤 후보의 단문 메시지는 트위터에 짧은 메시지로 ‘감정 정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연상케 합니다. 하지만 표심을 선점 당했다는 생각이었을까요. 윤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붓던 민주당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도 “부자감세 반대”라는 글을 따라 올립니다. “듣도 보도 못한 선거 전략”이라던 이 후보의 비판이 무색해지던 순간입니다. 윤 후보, 이 후보 뿐만 아닙니다. 급기야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도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강화”, “주 4일제 가보자고” 등 트럼프식 메시지 전선에 동참했습니다. 대선 후보들이 모두 짧은 글로 편을 가르는 트럼프식 정치를 시작한 것입니다.

지지자들은 열광했지만…게운치 않은 뒤끝


후보들의 ‘단문 전쟁'을 달갑게 보지 않는 시선도 있습니다. 취업준비생인 김모 씨(25)는 “윤 후보는 종종 한 단어로 정리한 글을 올리는데 20대에게 특히 잘 먹히는 느낌이 든다”며 “모든 ‘이대남’이 여가부 폐지를 찬성하는 것은 아닐텐데, 윤 후보 글에 눌린 ‘좋아요’나 댓글들이 이대남을 대표하는 것 같아 우려스렵다”고 합니다. 김 씨는 “그러다보면 일부 지지자들을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 난무하지 않겠냐”고 덧붙였습니다. 대학원생 전모 씨(27)도 비슷한 것을 지적했습니다. 전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알고리즘 때문에 보고 싶은 의견만 보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온라인 환경이 확증편향에 빠지기 쉽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제대로 된 게임을 할 수 없듯 SNS에서 제대로 된 대화가 가능하겠냐”고 말합니다. 두 청년 다 ‘온라인 선거전’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SNS를 넘어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 중 이 후보가 가장 적극적입니다. 이 후보는 작년 12월 에펨코리아(펨코)에 “펨붕이들 안녕하세요? 이재명”이라며 “정치를 시작하고 매일같이 여러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며, 눈팅하며 여론도 수집하고 아이디어가 되면 활용도 하고 그랬는데, 펨코는 들어온 지 좀 됐다”고 적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열린 '힘내라 택시! 소통의 날' 정책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펨코를 방문한 이 후보의 ‘온라인 선거전’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비추천 횟수는 약 6000건에 달하고 글 작성 14시간 만에 커뮤니티 규정 위반으로 이 후보의 계정은 차단되었습니다. 대학생 김모 씨(26)는 “'온라인 선거전'이 하나의 방법일 수는 있는데 굳이 그래야 하나 싶다"고 합니다. 김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사용자들의 공간이다”라며 “그런 공간에 정치인이 오면 갈등만 초래하니 별로라고 느낀다”고 덧붙였습니다. 휴식을 취하고 싶은데 난동을 부린다면 당연히 피하고 싶어집니다.

소통 노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


대선 후보들의 지지층을 겨냥해 내던지는 일회성 단문 메시지를 보면 우려가 앞섭니다. 대선을 겨냥한 1회성 소통을 하면서 감정적인 메시지로 국민들의 편만 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선 후보들이 소통하려는 노력 자체는 평가할만 합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커뮤니티를 방문해 소통하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원희룡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의 사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원 본부장은 지난 8일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 “안녕하세요? 원희룡입니다. 여러분께 첫 인사 드립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에너지 넘치게 파이팅!”, “지지합니다, 지지합니다”, “차차기 대통령은 귤(원 본부장의 별명)이다” 등 환영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소통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후보자들의 이러한 노력이 단순 득표를 위한 형식적 1회성 소통이 아니길 바랍니다. 당선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진정성을 보여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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