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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種의 평등 위해…동물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반종차별주의

에므리크 카롱 지음, 열린책들 펴냄





지난 2015년 7월, 한 사자의 죽음에 전 세계가 경악했다. 짐바브웨의 국립공원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사자 ‘세실’이 미국의 한 치과의사가 고용한 사냥꾼에 40시간이나 쫓기다 총에 맞아 숨진 것도 모자라 사지가 찢기고 목이 잘린 사건이 사건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분노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타고 ‘세실을 위한 정의’를 요구하는 청원이 확산해 100만 명 이상이 서명에 참여했다. 세실의 죽음에 대한 이 같은 반응은 서구 사회에 나타난 정신적 변화를 보여준다. 인간이 동물을 학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과 무지에 대한 집단적 반발이 시작된 것이다.

신간 ‘반(反)종차별주의’는 이런 흐름의 중심에 선 ‘21세기 동물의 권리 선언’과도 같은 책이다. 인간 종에 속한다는 이유로 다른 동물을 죽이거나, 학대하고 착취하는 일체의 가학 행위에 반대하는, ‘종을 넘어서는 평등’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종 평등을 위해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인간중심주의와의 결별이다. 다분히 인간 편익에 따른 구분과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동물을 위한다는 동물법이나 각종 기준도 실제로는 우리가 동물에게 부여하는 유용성만 고려한 결과물이라고 지적한다. 반려동물은 인간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유용성 때문에 보호받는 혜택을 누리고, 사육 동물 복지 기준도 결국엔 구금 상태가 고통을 초래해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로 한계를 정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투쟁의 방향이나 주장이 극단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햄 한 조각 먹은 사람도 직접 칼 들지 않았을 뿐 동물을 죽인 셈’이라고 지적하거나, 육식주의자들이 말하는 ‘고기 먹는 즐거움'을 연쇄살인범이 사람들을 죽이면서 느끼는 희열에 빗대면서 '개인적 즐거움만으로는 정당화될 수 없는 수많은 상황이 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읽는 이에 따라 거북하게 다가올 수 있다.

저자는 사육·육류 산업의 경제적 이득과 관련 기업의 압력에 휘둘리는 언론을 꼬집으며 가끔 육류를 섭취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부터 완전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까지 다양한 방식의 채식을 독려한다. 이 밖에도 ‘생명체의 이익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기관 창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제2의회로서 ‘자연의회’의 구성을 제안한다.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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