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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불시착 했던 F-35전투기…독수리 한 마리에 무장창까지 뚫렸다

공군 3일 불시착 사고조사결과 발표

이륙후 330m 고도서 독수리와 충돌

30t 충격으로 흡입구 내부 격벽 뚫려

랜딩기어 작동불능, 전원배손 파손돼

민가 지역 피한 뒤 동체로 착륙 성공

지난해 10월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에 선보인 F-35전투기의 모습/연합뉴스




우리 공군의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A가 새해 불시착 사고를 낸 것은 중량 10kg 남짓의 독수리 한 마리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3일 공군은 지난 1월 4일 서신기지에서 발생한 공군 F-35A 전투기의 불시착 사고 원인이 독수리 충돌이었다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당일 공대지 사격임무차 청주기지를 이륙한 F-35A가 사격장에 진입하려고 330m 가량의 고도로 비행중 독수리와 부딪혔다는 것이다.

당시 독수리가 충돌한 부위는 기체의 좌측 공기흡입구였다. 독수리는 해당 흡입구 속으로 들어가 내부 격벽을 뚫고 내부무장창까지 들어갔다. 이로 인해 무장적재실 안에 있던 랜딩기어 작동용 유압도관은 물론이고 전원공급 배선 등도 파손됐다. 그 결과 조종·항법계통 성능 저하가 발생했고, 파일럿은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한 체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다행히 기체 파손은 우려에 비해 크지는 않았다고 공군 관계자들은 전했다. 해당 기체를 조종했던 배 모 소령도 항공기 결함을 인지한 직후 비상상황을 선포한 뒤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인구밀집지역을 회피해 기동했다. 이후 서해상을 따라 비상착륙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3일 군 관계자가 올초에 발생한 F-35A 불시착 사고 조사결과 브리핑 도중 기체와 충돌한 독수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해당 조류 사진들을 들어보이고 있다. /민병권기자


겨우 독수리 한 마리 때문에 전투기 내부 격벽까지 뚫린 것은 당시 충격량이 약 30t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해당 독수리의 중량은 10kg가량 이었지만 당시 F-35A가 시속 900km이상으로 날았던 탓에 이처럼 충격량이 엄청났다는 게 공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 사고 조사는 한미공동조사단을 통해 이뤄졌다. 단장은 이성열 군항공안전단 안전조사실장이 맡았고, 우리측 비행·정비·항공관제 분야의 국내 전문요원 12명이 참여했다. 미국 측에선 정부요원 및 미 공군·항공기 제작사 관계자 등 14명이 참여했다. 조사단은 사고 현장 및 항공기 잔해 조사, 비행기록장치의 비행자료 및 관제레이다 항적 자료 분석, 임무 조종사의 진술 분석 등을 실시해 이번 결론을 냈다. 조사 과정에서 기체와 충돌한 조류의 종류를 알아내기 위해 국립생물자원관에 유전자 검사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원인이 기체 결함이 아닌 조류충돌로 밝혀지면서 공군 F-35A의 비행은 이달 둘째주부터 재개된다. 또한 F-35A 무장적재실 내 이물질로 인한 충격 시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항공기 제작사측과 협의하기로 했다. 유사시 랜딩기어의 정상적인 작동 및 보조 작동 시스템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협의될 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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