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트위터상에서 친러시아 트윗이 급속도로 퍼진 가운데 이들 대부분이 인도에서 작성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인도의 소셜미디어(SNS) 환경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여론을 바꾸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크 오웬 존스 하마드 빈 칼리파 대학 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고 서방의 이중성을 비판한 트위터 계정 수천 개를 분석한 결과 인도 지역 사용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나는 푸틴을 지지한다(I Stand With Putin)’는 해시태그 캠페인에 참여한 사용자의 11%가 인도 계정이었던 반면 러시아 계정은 0.3%, 미국 계정은 1.6%에 그쳤다. 연구진은 이들 계정 중 다수가 가짜 프로필 사진을 사용했으며 팔로워 수가 매우 적은데도 ‘친푸틴’ 트윗이 수천번 이상 공유됐다는 점에서 진실성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NYT는 이 같은 캠페인에 참여한 계정이 퍼트린 메시지가 크렘린궁의 선전과 유사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며, 이들이 ‘종족민족주의(Ethnonationalism)’의 가치와 서방권의 ‘위선’을 특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경보다는 혈연 공동체인 종족에 초점을 맞춰 국가 공동체를 규정하는 국가주의를 뜻하는 종족민주주의를 자주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트위터는 해당 해시태그를 쓴 계정 중 ‘실제가 아니며 조직적인 행위’라고 판단된 계정을 100개 이상 정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계정 모두가 러시아 정부와 관련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앞서 시네이드 맥스위니 트위터 국제 정책 부사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삭제된 스팸 계정들이 특정 정부 관련자가 관련된 캠페인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인도가 러시아에 대한 높은 군사·경제적 의존도와 국제사회의 제재 동참 압력 사이에서 중립 노선을 유지해왔으나, 온라인상 선동으로 강력한 여론이 형성되면 한쪽을 택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존스 교수는“트위터로 메시지를 퍼트리는 과정에서 일반 이용자들도 참여하게 됐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조직적 움직임과 실제 의견을 구별하는 것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