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링크를 전면 허용하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유권해석이 나오며 앱마켓 사업자인 구글·애플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앱 공급자와 콘텐츠 제공사(CP)는 반기는 분위기지만, 입법 이후 반년이 지나서야 구체적인 적용 방안이 나오며 업계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국회가 만든 원 법안이 모호해 모든 공을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에 떠넘긴 꼴이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방통위는 지난 5일 외부결제(아웃링크)를 전면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유권해석을 발표했다. 방통위는 법을 어길 시 하루 평균 매출액 0.1~0.2%의 이행강제금도 부과할 계획이다.
구글·애플은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진 않았지만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 수수료를 받으려던 일반 앱은 물론 기존 30% 수수료를 받던 게임까지 외부결제가 전면 가능해져 구글과 애플이 생각하던 최악의 상황에 가깝다”며 “앱마켓은 이미 법이 시행중인 상황에서 새로운 정책을 내놔야 하고, 앱 개발사들은 한치 앞을 알 수 없으니 골치 아프다”고 평가했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은 3월 15일부터 시행됐다. 법 시행 후 나온 유권해석에 업계가 뒤집어졌다. 법안이 구체적 판단기준을 정하지 않은 탓이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는 행위’ ‘콘텐츠를 부당하게 삭제하는 행위’를 규제한다. ‘부당함’의 기준은 ‘방통위가 고시한다’고 했다. 애매한 조항을 만들어 놓고 판단은 행정부에 떠넘긴 것이다.
위반 여부의 판단 기준도 문제다. 법은 ‘거래상의 지위·강제성·부당성을 고려’해 위반 여부를 결정한다고만 했다. 기준이 모호해 매 사건마다 방통위가 사실 조사에 나서 판단해야 한다. 법조계는 줄소송을 예상하고 있다. 한 IT전문 변호사는 “국회 입법과 정부 시행령이 충분한 검토없이 만들어졌다”며 “유권해석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매 건마다 소송전으로도 번질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 천 수 만 개의 앱이 새로 등장하는데 모든 사안에 방통위 조사가 이뤄질 수는 없다”며 “국회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플랫폼이 나쁘다’는 생각으로만 법을 만드니 공무원과 기업들만 고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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