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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이자보다 높게" 중수익 단기상품 'ELS·전단채' 돈몰린다

[불확실성에 시중유동성 단기화]

지난달 ELS 발행 3.7조

전월보다 32.1% 급증

"짧은시간내 투자금 회수"

법인 위주 전단채 거래 ↑

이자도 3% 안팎으로 쏠쏠

ETF·비상장주식도 관심





주식시장의 약세가 지속되고 부동산 시장마저 관망세가 장기화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단기 투자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단기 투자로 은행예금 이자 이상의 중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상황이 장기화되고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만큼 시중 유동성의 단기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 규모는 3조 7241억 원으로 전달보다 32.1% 급증했다. 지난해 6월(3조 7674억 원) 이후 월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달 역시 이미 1조 원 가까이 발행된 만큼 지난달 발행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단기 상품인 전자단기사채에도 돈이 몰린다. 전단채는 기업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종이가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최소 판매 규모가 1억 원이나 돼 고액 자산가와 법인 중심으로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이은경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PB팀장은 “기업 전단채의 경우 단기 예금보다 쿠폰(이자)이 3% 안팎으로 나온다”며 “주로 법인 자금 위주로 전단채 투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채권 유통시장에서도 만기가 60일 미만인 전단채 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잔존만기 60일 미만 전단채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8조 9343억 원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달 거래 대금은 이미 6조 4000억 원을 훌쩍 넘어설 만큼 거래가 활발하다.

전단채 등 단기 투자 상품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그리고 그에 따른 금리 인상 압력이 거세지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자산가들의 투자 회수 시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최근 발행이 늘어난 ELS도 전체 투자 기간은 2~3년이지만 투자 기간 조건만 충족한다면 6개월 내 조기 상환이 가능한 상품이다. NH투자증권이 7일 발행한 21702회 ELS의 경우 기초 자산인 유로스톡스5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코스피200지수가 올해 10월 5일까지 15% 넘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4.05%의 이자를 원금과 함께 돌려준다.

코스피지수가 2700선에서 머뭇거리고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도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대안 투자처로 이들 단기 투자 상품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증시의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하루 평균 62조 3457억 원으로 62조 원대까지 줄었다. 지난해 8월 69조 원이 넘을 정도였지만 최근 2월 이후 두 달 연속 감소세다. 부동산 거래량도 여전히 부진하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90건에 불과했다. 2월에 이어 두 달 연이어 세 자릿수 거래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경아 하나은행 Club1 한남PB센터골드 PB부장은 “여전히 유동자금을 갖고 있으려는 심리가 강한 듯하다”며 “신규 자금은 예금이라든지 5~6% 이상 ELS가 중위험으로 인식되면서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과거와 같은 현금 보유 전략보다는 스마트머니의 성격도 강해졌다. 이 팀장은 “콜옵션이 붙은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여전히 예금으로 들고 있으려고 하면서도 4%대 쿠폰이 나오니까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자산과 비상장종목 등 틈새 투자에도 변화가 보인다. 지난해부터 달러 자산은 처분하는 대신 엔화에 투자하는 자산가들도 늘었다. 시중은행의 외화 통장을 개설하고 엔화를 직접 매입하는 식이다. 엔화의 경우 지난달 초만 해도 100엔당 1096원 16전에 달했지만 6일에는 982원 69전까지 떨어졌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금 원화로 엔화를 직접 사두고 나중에 엔화가 오르면 되팔아 환차익을 노리겠다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일부 자산가들은 국내 비상장주식이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장지수펀드(ETF), 하락 폭이 컸던 주식에도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 부장은 “아파트 등 주택의 경우 자산가들은 지난해 말까지 대부분 증여하거나 처분했고 금 투자 역시 올 초부터는 시들한 모습”이라며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의 자산가들은 저평가된 주식에도 조금씩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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