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달부터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인천공항의 국제선 운항 정상화를 우선 추진키로 하면서 지방 거점공항을 홀대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산업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해외 입국자의 인천공항 위주의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제선 정기편 운항 규모를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50% 수준까지 회복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국제선 정기편 운항은 주 420회에서 5월 520회, 6월 620회로 늘린 후 7월부터는 주 300회씩 증편해 11월에는 주 2420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문제는 인천공항 입국 일원화 조치로 인해 부정기편만으로 운항 허가를 받은 지방공항은 정상화가 요원하다는 점이다. 정부 계획에 포함된 단계별 증편이 정기편에 한정된 탓이다. 국토부는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지방공항의 정기편을 허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서는 시점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천공항의 해외 입국 일원화 조치는 2020년 4월 시행 후 줄곧 유지됐으나 현재까지도 해제 논의나 해제 여부에 대한 기준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 조치가 유지되면 김해공항발 국제선 운항 계획 수립은 불가능하다.
인천공항과 김해공항 검역의 이중잣대도 문제다. 김해공항의 대표 노선인 사이판 노선의 경우 만 6~18세 백신 미접종 동반 자녀의 출입국이 불가능하다. 인천공항에선 귀국 후 자가격리를 전제로 가능하다. 같은 노선인데도 김해공항에선 자녀 동반 가족여행은 할 수 없는 셈이다.
부산 관광업계는 김해공항발 관광노선 확대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낸다. 코로나19 전 김해공항에서 운항했던 주요 관광노선인 필리핀 세부·보라카이,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은 백신 접종자 무격리 입국을 시작했고 베트남 다낭도 백신 미접종자는 격리 없이 입국할 수 있다. 특히 김해공항의 동남아 노선은 탑승객 대다수가 우리나라 관광객이어서 인천공항보다 해외 확진자 유입의 우려도 적은 편이다.
부산의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의 해외 입국 일원화 조치에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김해공항에서 운항 중인 괌·사이판 노선 외에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관광노선에 대한 운항 확대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