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 주택담보부터 자동차 구매에 이르기까지 경제 전반에 걸쳐 국민들의 이자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연준 등은 높은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일축해왔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우크라이나 전쟁, 온실가스 배출 감축으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 등으로 장기 인플레이션 상태로 접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초 미국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3%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었으나 이달에는 4.72%로 올랐다. 올해 초 휴스턴에서 집을 살 계획을 세웠던 제니퍼 오소리오씨는 3.5%의 대출금리를 예상했으나 현재 그녀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낮은 금리는 4.99%로 치솟았다.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상이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을 시장에서 밀어내 주택구매 수요를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모기지 은행 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주택담보대출 신청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했다.
주택담보 대출 뿐만 아니라 자동차 구매 시 대출 금리도 올랐다. 아마존닷컴에 따르면 이달 초 5년 만기 신차 대출의 평균 금리는 4.21%로 연초 3.86%에서 상승했다. 앞서 지난 8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해 2019년 3월 이후 최고치인 2.7%까지 올랐다.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인플레이션에 대해 단기적인 추세라는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전세계를 뒤덮은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WSJ는 “코로나19 전염병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는 수개월 내에 해결될 수 있다고 해도 약해진 세계화 추세와 온실가스 배출 감축으로 인한 기업의 생산비용 증가, 증가하는 군사비 지출 등은 계속 이어져 물가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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