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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금리 대출' 카드사, 고객 인하요구권은 외면

작년 8개 카드사 수용률 59% 불과

업계 1위 신한·현대 40%대 저조

2금융권 소비자 부담 외면 논란

8월 운영실적 공개시 활성화 기대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연합뉴스




연평균 금리가 10%를 넘는 대출을 취급하는 카드사들이 정작 고객의 금리 인하 요구에는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특히 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 대형사인 현대카드는 고객의 금리 인하 요구를 수용한 비율이 40%대로 저조했다. 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서민들은 금리 인하 혜택이 절실하지만 카드사들은 이들의 이자 경감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카드 업계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2021년 전업 카드사별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BC카드)의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률(수용 건수/신청 건수)은 59.2%로 60%에도 미치지 못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자가 승진하거나 재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신용 상태가 개선됐을 때 금융사에 대출금리 인하를 직접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2019년 6월 법제화됐다.

개인 신용 판매액 시장점유율이 높은 상위사 4곳(신한·삼성·KB국민·현대)은 KB국민카드를 제외하고는 수용률이 절반 수준이거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용 고객이 많은 카드사가 정작 고객의 금리 인하 요구에는 소극적이었던 셈이다. 실제 신한카드는 접수된 대출금리 인하 신청 1만 1588건 중 5625건만 수용했다. 수용률은 48.5%에 불과했다. 현대카드는 접수된 6355건 중 2995건만 받아들여 47.1%의 수용률을 기록해 상위사 4곳 중 가장 낮았다. 삼성카드는 접수된 3만 1872건 중 1만 6806건이 수용돼 절반 수준(52.7%)의 수용률을 보였다. KB국민카드의 수용률이 80.5%로 그나마 높은 편이었다.



기존 임직원 위주로 대출을 해주다 최근 일반 고객까지 대출을 확대한 BC카드(43.2%)를 제외하면 수용률이 가장 낮은 곳은 45.8%를 기록한 하나카드였다. 반면 가장 수용률이 높은 카드사는 우리카드로 신청 건수의 85%를 수용했다.

신용카드사 등 여신 전문 금융사에서 카드론·리볼빙 등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도 신용 상태가 개선되면 금리인하요구권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카드론 등 2금융권 대출은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활용되는 만큼 금리인하요구권의 중요성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카드사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여전채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상승하고 있어 카드론 등 대출금리에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카드사 8곳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52~14.51%다. 카드사 대출 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이 특별히 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업계는 올해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예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신 전문 금융사는 올 상반기 금리 인하 신청 건수와 수용률, 수용에 따른 이자 감면액 등 운영 실적을 8월까지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금리 경쟁에서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면 지금보다 금리인하요구권 홍보를 강화하거나 고객의 금리 인하 신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의원은 “금리인하요구권은 법이 보장하는 권리”라며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금융사일수록 소비자의 금리 인하 요구를 더욱 세심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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