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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반도체] 中서 점유율 5.5%P 추락…메모리 위주 韓만 '뒷걸음'

■전경련 '中 반도체시장' 보고서…韓, 대만·日에 밀려

中, 美규제 이후 비메모리 중심 수입 대체…대만·日 반사익

韓, 화웨이 구매중단 직격탄…中점유율 24.7%→19.2%로 뚝

"국가 차원 반도체 전쟁 속 R&D투자·세제 지원 서둘러야"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경쟁 속에 유독 한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점유율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반도체 위주로 수입 대체를 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위주인 한국산 제품만 유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국내 업계는 단기간에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반도체 산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연구개발(R&D) 투자, 세제 혜택 등 국가적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5일 ‘미국의 대중 반도체 공급 규제 이후 K반도체 중국 위상 추락’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2019년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공급 규제 이후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에서 시스템반도체 강국 대만, 전통의 강자 일본은 약진한 반면 메모리반도체 위주인 K반도체의 위상은 크게 약화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경련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중국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19.2%로 미국의 대중 반도체 공급 규제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8년(24.7%)에 비해 5.5%포인트 줄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대만의 중국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9.8%에서 34.2%로 4.4%포인트 늘었다. 일본과 베트남·싱가포르·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6개국의 시장점유율도 1.8%포인트, 0.4%포인트씩 증가했다. 한국의 3년간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 폭(5.5%포인트)은 미국의 하락 폭(0.3%포인트)보다 컸다.

앞서 미국은 2019년 4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미국 기술을 적용한 중국 화웨이와 SMIC(중신궈지)의 반도체 제품·서비스 공급을 규제했다. 이에 중국은 지난해 반도체 수입을 2018년 대비 37.2%나 확대했다. 대만과 일본의 대중 반도체 수출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57.4%, 34.8%씩 늘었지만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액은 6.5% 증가에 그쳤다. 중국의 미국 반도체 수입 대체효과가 한국이 아닌 대만과 일본 등 다른 나라에만 집중됐다.

전경련은 미국의 규제로 화웨이가 한국산 메모리 구매를 중단한 여파가 중국 시장 점유율 감소로 이어졌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중국의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 수입액이 2018년보다 13.7%나 줄어든 것도 부진의 요인으로 짚었다.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가전제품의 핵심 비메모리반도체인 마이크로컨트롤러와 기타 반도체 수입액만 각각 69.3%, 67.7% 증가했다.



전경련은 중국이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반도체 굴기를 천명하고 2020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40% 달성 목표를 내세웠지만 실제 자급률은 15.8%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아직도 중국 내 생산 반도체 집적회로(IC) 대부분을 현지에 진출한 해외 기업이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지난 3년간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을 통해 비메모리반도체 등 새 기술력을 길렀다면 충분히 시장 공략이 가능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경련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 매출액과 생산량이 2018년에 비해 61.0%, 94.0% 늘어나는 등 성장을 계속하는 점도 위기 요인으로 진단했다. 중국의 1위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2월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50억 달러(약 6조 16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위 업체인 화훙반도체는 상하이 증시 2차 상장을 통해 약 150억 위안(약 2조 9000억 원)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국내 반도체 업체에 대한 정부 지원은 경쟁국보다 열악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경련에 따르면 2020년 6월 기준으로 21개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가운데 15곳이 한국 기업보다 매출액 대비 정부 지원금 비중이 높았다. 중국 SMIC가 6.6%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중국 화훙그룹(5.0%),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4.3%), 중국 칭화유니그룹(4.0%), 미국 마이크론(3.8%), 네덜란드 NXP(3.1%), 대만 TSMC(3.0%), 미국 퀄컴(3.0%), 미국 인텔(2.2%), 대만 UMC(2.1%) 등이 매출액의 2% 이상을 정부 지원으로 받았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0.8%, 0.5%만 지원을 받았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미국·중국·유럽·일본 등 주요 국가가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자주적 반도체 생태계 구축,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는 만큼 새 정부는 K반도체의 글로벌 초격차 확보를 위해 R&D 투자, 세제 혜택 등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 출범 즉시 범부처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 글로벌 공급망 협력 체계 강화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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