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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타고 에메랄드빛 호수로…'힐링의 불시착' [休]

◆속 시원해지는 '강원도 동해'

폐광산이 테마파크 '무릉 별유천지'로 변신

두미르 전망대 올라서니 호수·바다 한눈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로도 유명

집라인·스카이글라이더 등 액티비티는 덤

묵호진동 도째비골엔 '85m 바닷길' 짜릿

추암해변선 촛대바위·기암 괴석들 장관

두미르 전망대에서 바라본 무릉 별유천지 전경




무릉 별유천지 위를 나는 스카이글라이더


강원도 동해시는 자연과 인공, 산과 바다 등의 조화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대표적 장소다. 동해시는 영동 지방을 대표하는 공업 지역이라는 핸디캡을 거꾸로 활용한 역발상으로 최고의 여행지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산불 피해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연은 그대로여서 안도감을 준다. 관광이 바로 지역을 살리는 길이라는 지적이 마음에 와 닿는다.

◇자연을 품은 관광지 개발=동해시 삼화동에는 예로부터 비경으로 손꼽히는 무릉계곡이 있다. 지난해 11월 이곳에 ‘무릉 별유천지’라는 공간이 문을 열었다. 이름은 중국 고대 시인 이태백의 ‘별유천지 비인간(別有天地 非人間·인간 세상이 아닌 별천지)’이라는 시구에서 따왔다.

무릉 별유천지는 산업 문화 재생 사업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무릉 별유천지 입구에 들어서면 계곡 속에 너른 공간이 펼쳐진다. 주위 산들이 깎여 있고 가운데에는 호수까지 있다. 동해시는 면적 107만 ㎡의 이곳에 산업체험관·전망대·어트랙션(놀이기구) 등이 포함된 대규모 테마파크를 건설 중이다.

원래 무릉 별유천지 부지는 석회석 광산이었다. 1968년부터 2017년까지 50년간 채굴했던 ‘삼화동 무릉 3지구’ 현장이다. 채굴이 끝나고 어쩌면 흉측하게 남을 뻔한 공간이 환골탈태한 것이다. 지금은 중간에 청옥호·금곡호라 불리는 에메랄드빛 호수 2개가 생겼다. 땅을 파낸 곳에 생긴 인공 호수인데 호수 물은 인근 계곡의 물줄기가 갇혀 자연적으로 조성됐다고 한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두미르 전망대’에서는 무릉 별유천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덤으로 저 멀리 동해 바다까지 눈에 담을 수 있어 다른 지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시원함을 제공한다. ‘두미르’라는 이름은 이곳에서 채석장을 운영했고 테마파크로 제공한 쌍용C&E의 ‘쌍용’에서 따왔다. ‘미르’는 용의 순우리말이고, 두미르는 두 마리의 용이라는 뜻이다. 두미르 전망대는 현빈·손예진 주인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나와서 더욱 유명해지기도 했다.

아찔한 어트랙션도 구비돼 있다. 1.5㎞ 길이의 레일을 따라 하강하는 알파인코스터, 숲속에서 활강하는 롤러코스터형 집라인, 호수 옆 경사로를 질주하는 오프로드 루지, 호수 위를 나는 스카이글라이더 등이 매력적이다.

도째비골의 해랑전망대(아랫쪽)와 스카이밸리


다시 해안가로 나오면 동해시 묵호진동에 도깨비가 나온다는 도째비골이 있다. 이곳에 지난해 6월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와 ‘도째비골 해랑전망대’가 만들어졌다. 과거의 달동네 집들이 정리되고 관광지로 거듭났다. 도째비는 도깨비의 동해 사투리다.

해랑전망대는 도째비골 앞바다 위에 85m 길이로 설치됐다. 바다로 쭉 뻗은 유리에 올라서면 발아래로 바다와 파도 너울을 느낄 수 있다. 도째비골 위로 올라간 곳에는 하늘 산책로인 스카이밸리가 해발 59m 높이에 우뚝하다. 케이블을 이용해 하늘 위를 달리는 ‘스카이사이클’ 같은 체험이 인기다.

도째비골 옆으로는 묵호등대와 논골담길로 이어진다. 묵호등대는 해발 67m 지점에 있는데 예전부터 동해 묵호항을 안내하던 중요한 장소다. 1968년 제작된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의 촬영지로도 유명해진 곳이다.



묵호등대 아래 논골담길은 묵호항 인근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다. 주민들의 애환이 담긴 골목 벽화가 볼거리다. 중턱의 바람의 언덕에 있는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특히 고기를 잡으러 나간 남편이자 아버지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동상은 애절함마저 느끼게 한다.

추암해변의 촛대바위


◇자연 그대로의 국민 관광지=동해의 자연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추암동 추암해변의 촛대바위다. 석회암 바위인데 바다 위에 일부러 촛대를 꽂아 놓은 것처럼 보인다. 바람과 파도가 만든 절경이다. 이 촛대바위 끝에 해가 뜬 모습이 영락없는 촛불이다.

TV 방송의 애국가 첫 소절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졌다. 태양을 품은 촛대를 찍으려고 새벽이면 출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다만 최근 촛대바위 곳곳에 균열이 생겨 붕괴 우려가 있다는 진단이 나와 안타까웠다.

촛대바위 인근에는 바다에 깎인 돌들이 돌숲(석림)을 이뤄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거북 모양, 코끼리 모양 등 온갖 형상의 괴석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촛대바위 인근에는 출렁다리가 있다. 길이 72m로 국내 유일의 해상 출렁다리다.

동해를 잇는 해파랑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 중 하나인 천곡동 한섬 감성바닷길도 둘러볼 만하다. 바닷가를 따라 조성된 2.2㎞ 소나무 숲길은 힐링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난해 10월 완공됐으니 역시 뉴페이스다. 중간에 하얀 돌이 지천으로 깔린 몽돌 해변이 유명하다. 동해에서 거의 유일한 몽돌 해변이라고 한다. 한섬은 과거 섬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육지에 연결돼 작은 반도가 됐다.

몽돌해변


◇산불 피해에도 동해 관광은 “이상 무”=3월 강원도 동해안을 덮친 산불로 동해시의 산림에도 생채기가 났다. 도심 인근 산들에 검은 얼룩이 군데군데 보이는 것이 당시 산불이 얼마나 컸는지 상상할 수 있게 한다. 그나마 관광지 구역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산불 피해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동해 관광을 많이 하는 것이 오히려 지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앞서 2019년 산불로 전체 시설 중 80% 이상이 소실된 망상동 망상 오토캠핑리조트가 재개발 수준의 변화를 겪은 후 지난해 12월 완공돼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과거 많았던 캠핑장이 축소되고 펜션들이 더 늘어난 것이 눈길을 끈다. 흰 파도와 검은 갯바위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정연수 동해문화관광재단 대표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동해시의 관광 매력을 적극 홍보해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동해)=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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