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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안타 소리에 맥주 원샷”…취식 가능해진 야구장 ‘신바람’

'치맥' 먹을 수 있게 된 관중들 '신바람'

"야구의 반은 음식이고 나머지 반은 응원…승리 중요치 않아"

KBO, 코로나로 우여곡절 겪어와…지난해 7월엔 리그 중단되기도

"육성응원·경기장 내 취식 가능해지며 회복세 찾아"

배구·농구 등 실내 스포츠는 여전히 육성 응원 금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을 찾은 관중들이 26일 응원 깃발을 흔들거나 응원봉을 두드리며 다같이 응원하고 있다. 이건율 기자




“역시 야구 볼 때는 ‘치맥’이 필수죠. 경기 분위기도 좋아서 술 한 잔 더 해야겠습니다.”(서울 동대문구 거주 김 모 씨)

“다 같이 노래 부르면서 응원한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경기도 부천시 거주 박 모 씨)

실내 경기장을 포함한 전 야구장에서 취식과 육성 응원이 가능해진 26일 저녁 관중들의 응원 소리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을 가득 채웠다. 이날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를 보러 온 관중들은 양손에 치킨과 피자 등 다채로운 음식을 든 채 각자의 자리를 채웠다. 손이 부족해 응원봉을 겨드랑이에 낀 채 입장하는 관중도 보였다. 이들은 음식에 맥주 한잔을 곁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보러 온 김 모(39) 씨는 “야구의 절반은 먹을거리고 나머지 절반은 응원이다. 사실 승리는 중요하지 않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을 찾은 시민들이 26일 경기 시작 전 치킨과 햄버거를 주문하고 있다. 이건율 기자


달아오른 응원 열기에 응원단도 신바람이 났다. 잠실종합운동장의 홈 구단인 두산 베어스 응원단장이 힘차게 손짓을 하자 수천여명의 관중이 일제히 소리를 지르고 응원봉을 두드렸다. 치어리더도 화려한 안무로 분위기를 띄웠다. 자리에서 일어나 맥주잔을 흔들며 목소리를 높이는 관중도 있었다. 경기가 고조되자 야구장의 명물인 ‘맥주 보이’도 걸음이 분주해졌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야구장에서 ‘맥주 보이’로 활동했다는 박 모(39) 씨는 “주말 기준 맥주 보이 한 명당 200잔 정도의 맥주를 판다”며 “일이긴 하지만 신이 난 관중들의 모습을 보면 덩달아 신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경제가 만난 관중들은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야구경기가 제한돼 왔던 만큼 해방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야구경기가 제한된 이후에도 야구장을 찾았다는 유 모(41) 씨는 “이전에 찾았을 때는 취식이 금지되고 육성응원도 하지 못했다”며 “이제야 제대로 된 야구경기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최 모(37) 씨도 “퇴근 후에 아내와 함께 서둘러 왔다. 맥주 한 잔 삼키고 소리도 지르면서 스트레스 털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입구에 위치한 한 음료가게 앞에서 시민들이 26일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건율 기자


실제 프로야구는 코로나19 이후 운영이 전면 금지되거나 일부 제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변함에 따라 관람할 수 있는 관중 수가 제한됐고 지난해 7월에는 KBO 역사 최초로 리그가 중단되기도 했다.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지난 18일부터 완전 해제됨에 따라 KBO 관계자들은 미소를 짓고 있다. KBO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세 시간이 넘는 야구 경기를 보면서 취식이 불가능해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많지 않았다”며 “육성 응원과 경기장 내 취식이 가능해진 이후로 찾아오는 관중들이 코로나 이전의 60% 수준까지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5일부터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구장도 취식·취음이 가능해졌다. 여태 고척스카이돔은 실내 경기장으로 분류돼 음식물 섭취와 육성 응원이 금지되는 등 다른 야구 경기장과는 다르게 운영돼 왔다. 반면 농구 등 실내 스포츠 경기는 음식물 섭취는 가능하되 육성 응원은 여전히 금지된 상태다. 밀폐된 공간인 만큼 비말을 통한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서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의 관중들이 26일 일어나 응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건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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