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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봉사의 마음으로…시간의 소중함 담았죠"

■'공무원 출신 화가' 김교식 아시아신탁 상임고문 첫 개인전

버려졌지만 만선 꿈꾸는 배 등

풍경화 그리며 어릴적 꿈 실현

그간 스쳤던 자연환경 되새겨

'만선의 꿈'(왼쪽)과 '써레질'을 배경으로 선 김교식 화백 /사진=조상인 미술전문기자




강릉 앞바다에서 만난 버려진 배는 꿈을 꾸고 있었다. 찾는 이 없이 이따금씩 갈매기만 내려앉고, 버려진 지 오래라 배 묶은 밧줄마저 삭아내렸지만 그래도 배는 바다를 꿈꾼다. 물고기로 배를 꽉 채운 ‘만선의 꿈’을.

공무원 출신의 늦깎이 화가 김교식(70) 아시아신탁 상임고문은 27일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개막한 자신의 첫 개인전에서 가장 애착 가는 작품 중 하나로 이 그림을 꼽았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속 어부처럼 허탈하지 않기를 바라며, 감사와 봉사의 마음으로 하루하루 만선의 꿈을 실현하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속에 그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헤밍웨이의 얘기를 꺼냈지만 김 작가의 삶은 우울증 끝에 생을 마감한 헤밍웨이보다는 그림과 함께 행복한 노년을 보낸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와 더 닮았다.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 공무원으로 30년을 보내고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지낸 그는 2014년부터 아시아신탁 회장을 맡았고 현재는 상임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김교식 '만선의 꿈' /사진제공=인사동 한국미술관


화가는 ‘소년의 꿈’이었다. 김 작가는 “어릴 때부터 그림에 관심이 있었는데 공무원 생활 동안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면서 “공직에서 물러난 후 오랫동안 하고싶었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역동적이고 긴장의 연속인 기업체 생활 중에도 그림을 그릴 때면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얻는다”고 말했다. 전시를 즐겨 관람하며, 좋은 그림을 발견하면 그 작가를 수소문해 그림을 배웠다. 동료화가들과 분당 집근처 작업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며 틈틈이 그림을 그린다.

김 작가의 풍경화는 물 표면의 반사, 대칭을 이루는 물그림자 표현이 탁월하다. 수채화로 그린 ‘써레질’은 쟁기 끄는 황소 뒤로 농부가 따르는 장면인데, 논에 고인 물이 이들을 비춰낸다. 작가는 “써레질은 농사의 시작이요, 이렇게 키워낸 곡식을 팔아 자식들 키우고 교육을 시켰으니 우리 경제 발전의 현재가 바로 이 장면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과감한 붓질과 날카로운 구도가 돋보이는 ‘신(神)들의 고향’은 부탄의 라마교 사원이 보이는 절벽 뒤로 눈 덮인 히말라야 산이 펼쳐진다. 국민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부탄의 자연적 제약과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풍경화를 많이 그리는 것에 대해 작가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간 내가 스쳤던 자연 환경, 함께 지낸 시간의 소중함을 더 잘 알게됐고 그 소중함을 그림에 담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교식 화백


풍경이 아름다운 이유는 기억이 담겨 있고, 그 안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유럽 여행의 기억을 그린 ‘노트르담의 추억’에선 지금은 불타버린 노트르담 성당과 함께 고서적 거리를 지키고 앉은 사람들이 두드러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남이섬의 가을, ‘고향가는 길’인 시골 풍경, 하이델베르그 풍경 등을 만날 수 있다. 5월2일까지.

김교식 '노트르담의 추억' /사진제공=인사동 한국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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